11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하루 종일 쏟아진 가운데 강남구에 위치한 GS건설 아파트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일대가 또 다시 물에 잠겼다. 지단달 폭우로 지하주차장에 물이 고인 것에 이어 벌써 올해에만 2번째다.

12일 개포자이프레지던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3~4시께 폭우가 쏟아지면서 아파트 동 건물 출입구와 커뮤니티 시설, 단지 내 보행자길, 화단 등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입주민과 직원들이 합심해 청소도구를 활용, 지하주차장과 로비에 들어찬 빗물을 퍼 나르기도 했다.

관리사무소는 단기간에 쏟아진 비로 아파트가 침수될 정도의 물이 고이자 오후 4시 50분경 커뮤니티센터 운영을 잠정 폐쇄하겠다는 안내방송을 한 뒤 문을 닫았다. 커뮤니티센터는 12일 오전 재정비를 거쳐 다시 오픈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물이 한쪽으로 쏠리다보니까 저지대 쪽으로 물이 많이 고이게 됐다. 배수 펌프를 설치해 물을 빼냈다”며 “밤새 담당자들이 대기한 채로 보냈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달에도 누수와 침수피해로 지하주차장, 천장 수리 등을 진행해 입주민의 불만을 산 적이 있다. 당시 주민들은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GS건설 측은 “배수로에 퇴적물이 쌓여있어 역류한 것”이라고 배수로 정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지난 2월 말 입주를 시작한 신축으로, 3375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는 입주 당시 25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신축 아파트에서 한 달여 만에 침수 피해가 반복되자 입주민들은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이날 매일경제에 “단 하루 폭우가 내렸다고 워터파크가 돼 황당하다”면서 “이웃들 사이에서는 침수가 옵션이냐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해마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다만 GS건설 측은 “집중호우가 발생해 빗물이 단지 내 급격하게 유입됐다”며 "이곳 지대가 낮아 물이 고이게 된 것이지 부실시공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재건축조합이 시공사와 협의해 향후 배수로를 큰 관으로 교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