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식’에 가까워지던 코로나19가 휴가철을 맞아 다시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올해들어 하루 평균 1~2만 명대로 유지되고 있었으나 7월이 넘어서며 연일 3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방역 규제가 모두 해제된 가운데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야외활동이 많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발표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신규 확진자는 18만 6953명으로 전주보다 22.2% 늘어났다. 주간 일 평균 확진자는 6월 셋 주 1만 6025명에서 7월 둘째 주 2만 6708명으로 3주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루 단위 신규 확진자는 지난 11일 3만 1224명을 기록해 1월 27일 이후 6개월여만에 3만 명을 넘어섰고, 12일(3만 4120명)과 15일(3만 879명)에도 잇달아 3만 명을 웃돌았다. 올들어 가장 확진자가 적었던 3월 20일(3924명)과 비교하면 4개월만에 9배 늘어난 수치이며, 강제 격리 의무 등 방역 지침이 대부분 해제된 것을 감안하면 감염이 됐음에도 검사를 받지 않는 ‘깜깜이 감염자’ 등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벙대본은 이날 “7월 둘째 주 감염재생산지수가 1.16으로 3주 연속으로 1이상을 기록했다”며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 지를 수치로 나타난 것으로 1이상이면 ‘유행확산’, 1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당분간 코로나가 계속해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는 더운 여름철에 활동성이 떨어졌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 다시 기승을 부려왔다. 그런데 지난달 1일부터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사라지고,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는 등 엔데믹화된 이후 더위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도 줄었고, 휴가철을 맞아 이동도 증가하면서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접종했던 코로나 백신의 면역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도 최근 코로나 증가 이유로 지목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접종 이후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거의 효력이 없다“고 설명한다. 고령층은 주로 작년 10~12월에 접종한 만큼 백신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요양원에 계시던 어르신 중에 코로나에 걸려 병원으로 전원 조치돼 오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면역력이 약한 60세 이상 고령층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6월 셋째 주 3만1160명에서 7월 둘째 주 4만7115명으로 51% 증가했다.

새로운 코로나 변이의 등장도 확진자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 들어온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중 XBB와 그 하위변이들은 기존 백신이 잘 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 교수는 “코로나에 걸렸거나 백신을 맞아 면역이 생긴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면역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새로운 코로나 변이가 계속해서 나오니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도 신경 쓰고 있다. 특히 기존 백신이 잘 먹히지 않는 XBB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10월부터 XBB의 하위변이인 XBB.1.5를 기반으로 한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방대본은 확진자 증가세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6월 넷째 주 기준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0.13%, 0.03%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 의료 대응 역량도 충분하기 때문에 코로나 주간 위험도 평가를 26주 연속 ‘낮음’ 단계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