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 지역완결 필수의료 전달체계 혁신 방안 주제로 포럼 개최
- 정재훈 교수 “가오 상실의 시대, 보람으로 극복하는 수준은 이미 넘었다”
- 김태우 부원장 “섣부른 인력 확충, 오히려 지방병원 인력유출 가속화할 것”
정부가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대병원의 의사 2명 중 1명은 입사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이직한다는 통계가 나와 과연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의료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보건복지부는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지역완결 필수의료 전달체계 혁신방향’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국립대병원의 2019년~2021년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신규 의사인력의 2년 내 퇴사 비율이 각각 64.8%, 62.6%, 58.7%에 달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의사인력 확충을 위해 공공·필수의료분야에 신규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이들이 해당 영역에 계속해서 남아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여 연구위원은 “의대 정원 확대가 지역필수의료 인력확충을 위한 필수적이고 우선적인 요건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다만 정원확대가 지역필수의료 인력의 확충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패키지 정책을 추진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방안을 살펴보면 필수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수련에 관한 국가의 지원과 책임을 강화하고, 국립대 병원의 인력고용 탄력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고용계약 모형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의료인력들이 필수의료분야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규제완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패널로 참여한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필수의료분야의 상화을 ‘가오 상실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정 교수는 “통상 어떤 직업을 선택할 때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과 삶의 질, 해당 작업을 수행할 때 느껴지는 보람 등이 있다”며 “지역과 필수의료 종사자는 이중 보람에 무게를 두고 상대적인 임금 격차를 견뎌왔을 텐데, 이른바 ‘가오’로 살기에는 그 격차가 너무 커져 해당 분야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인력 증원이 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냐는 것에 부정적”이라며 “필수·공공·지역의료 종사자들이 보람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상대적 상실감이 더 커지지 않도록 처우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우 분당서울대병원 공공부원장은 “인력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인력 유출이 오히려 가속화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인력 증원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면 지역의 경우 오히려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의사인력 이탈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걱정을 내비쳤다.
김 부원장은 “지역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이 1차 의료기관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필수의료의 기본이 설 수 있다”며 “병원에 대한 과감한 보상, 지역의료 종사의료인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도 이같은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지역의료·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장시간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이들이 필수 진료를 하면서 소진되거나 너무 많은 급여차이로 현장을 떠나는 일을 막을 수 인력 지원 대책을 함께 가져갈 것”이라며 “지역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의료체계를 살릴 수 있는 정책들을 마련해 추진해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