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대학병원 무분별한 분원 막는다... “분원 시 사전 승인 받도록 개정”

- 복지부, 8일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 발표... 과도한 분원 제지 방침 마련
- 의료계, 수도권에만 6600병상 신설 예정으로 의료 쏠림 극심화 전망
- 병상 신증설 절차 강화, 병상수급 추계에 따른 공급 조절 및 제한 통해 관리

최근 대학병원들이 무분별하게 분원 설립을 추진하자 보건복지부가 병상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의 신증설 절차를 강화하고 지역별 병상 공급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8일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을 발표했다. 이번 병상수급 기본시책은 그간 의료계의 수도권 대학병원의 과도한 분원으로 인한 문제 제기를 대거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 및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적정 병상수급 시책 마련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병상 과잉 공급이 의료 이용 과잉을 더 부추기고 국민 의료비 증가와 의료자원 낭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1000명당 병상수는 OECD 국가 평균 4.3개의 2.9배에 달하는 12.5에 달하고, 이중 일반 병상 수는 7.3개에 달해 OECD 평균인 3.5개보다 2배 이상 많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7년에는 약 10만 5000개의 병상이 과잉공급된 상태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특히 의협은 최근 9개 대학병원이 11개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이로 인해 2028년에만 수도권에만 6600병상 이상이 공급될 것이라며 수도권으로의 인력, 의료쏠림 현상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곧 다른 지역의 응급·중증질환, 분만·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지역별 의료격차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는 이런 의료계 의견을 수용해 병상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적정 수준의 병상을 유지하고,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병상을 조정 및 관리하며 양질의 병상 운영 기반을 조성할 것을 기본 시택에 담았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역시 “병상 과잉 공급 현상이 지속되면 보건의료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병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무분별한 병상 증가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 및 의료계와 협조해 적정한 병상 공급을 통해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로 개선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먼저 복지부는 적정 수준의 병상을 공급하기 위한 병상 관리 기준을 설정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병상관리체계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병상공급량, 인구추계, 병상이용률, 유출입지수 등을 반영해 2027년 병상수급을 추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병상관리 기준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역들을 공급제한, 공급 조정, 공급 가능 지역으로 분류해 설정하고 공급 제한 및 조정 지역은 병상 공급을 원칙에 따라 제한할 예정이다.

또, 의료계·이용자 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병상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시·도의 병상 수급 현황을 상시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복지부는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사전 심의절차를 도입하는 등 의료기관의 신규 개설 기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1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대해서는 병상 신증설 시 시·도 의료기관개설위원회의 사전 심의 및 승인을 받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그러면서 해당 의료기관은 개설허가 신청 시 의료인력 수급 계획 제출을 의무화해 보건복지부장관 승인 시 함께 심의하도록 하며, 가동 병상을 확대하거나 병상을 증설할 때에도 동일하게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

복지부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시·도가 의료 생활권 등 지역 상황을 고려해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을 10월까지 수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내 양질의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권역 책임의료기관 중심으로 진료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다만 필수의료 기능, 권역 책임의료기관 중심 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필요한 병상은 과잉 공급지역이라 해도 병상 증설 및 기능 조정 허용하기로 했다.

양질의 병상운영 기반 조성을 위해 병상당 적정 간호인력 확보를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병원이 간호인력을 많이 배치할수록 재정지원을 많이 받도록 건강보험상의 간호인력 지원수가를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간호등급제 하한선을 강화해 법상 인력 기준 준수를 유도하고 미이행 시 제재를 대폭 강화하면서 철저한 이행을 도모한다. 일정 수준의 간호등급 이상인 지방병원을 대상으로는 지역 가산 등 수가 지원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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