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이번 달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제도화를 위한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이달 말 예정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두 건의 법안 심사를 통해 현재는 계류중인 비대면진료 법안을 본회의서 통과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오는 23일과 24일에 2건의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여야 의원들의 합의만 마무리된다면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를 포함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이 24일 열리는 제1법안소위, 25일 열리는 복지위 전체회의를 연달아 속도를 붙여 통과할 수 있다.

앞서 국회 복지위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막 시작됐던 지난 6월에도 법안소위서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소위에서는 조문 심사 단계에 그쳤고, 지금도 초·재진 여부와 종별 허용범위, 규제 조항 등에서 양 측의 이견이 있어 추가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비대면 진료가 제도화된다고 해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범사업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진 비대면진료에 대해 정부·의료계·환자단체가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약 배송의 경우에는 의료법이 아닌 약사법 개정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현재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으론 조정이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6월 법안소위에서 비대면 진료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초반에 강력한 제재로 시작해 차근차근 추후에 규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진 비대면진료와 관련해서는 의료계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시범사업에서는 대면 진료를 받은 적 있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1년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기간이 너무 길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 부분은 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와 논의중인 사안으로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재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현재까지 발의된 법안들도 병합이 어렵지 않아 의원 합의만 이뤄지면 큰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플랫폼 업체들이다. 지금도 폐업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규제가 강화된다면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치권이 이를 어떻게 달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