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 한 초등학교서 같은 학년 담임 2명 연달아 극단 선택
- 장례식장 찾아와 ‘죽은 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겠다’며 행패... 조문은 안 해
- 부임 첫 해 손 다친 아이 부모, 3년 넘게 배상 요구... 학교 측도 선생 개인에게 책임 전가
2년 전 경기도 의정부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서 1년도 되지 않은 사이 교사 2명이 연달아 극단 선택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이 중 故 이영승 교사의 장례식에는 일부 학부모가 찾아와 ‘이 교사가 죽었는지 직접 확인하겠다’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문이나 인사는 일체 하지 않았다.
13일 MBC는 故 이영승 교사의 일생 마지막 부분을 자세히 다루며 그가 어떤 민원에 시달려 왔는지 보도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사망 직전에도 부재중 전화 2통, 사망 이후로 추정되는 시간에도 문자 메시지가 와있었다.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는 장기 결석 중인 학생의 어머니 A씨였다.
A씨는 이 교사가 아무런 회신이 없자 다음 날 학교로 찾아왔다. 이 교사의 행방을 묻는 A씨에게 동료 교사가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설명했으나 A씨는 이를 믿지 못하고 난폭하게 항의하며 ‘거짓말 하지마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결국 이 교사의 죽음을 믿지 못해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하여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당시 상황이 녹취된 음성 파일을 들어보면 유족 측이 자리를 안내하자 A씨가 “난 인사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분위기를 차갑게 식게 만들었다. A씨가 악성 민원을 넣었던 학부모라는 걸 눈치 챈 유족이 “어머니,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냐”며 화를 내자 A씨는 “저 아세요? 제가 못 올 데를 왔나 봐요. 그렇죠?”라고 답했다. A씨는 조문은 하지 않은 채 돌아갔다.
A씨는 당시 장례식장에 간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모.르.겠.습.니.다”라고 한 음절씩 끊어가며 큰 소리로 답하기도 했다.
이 교사는 이 외에도 극단 선택을 하기 전날까지 ‘아이를 따돌린 학생을 모두 앞에서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의 민원을 해결해야만 했다. 또, 부임 첫해였던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3년 넘게 배상 요구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 부모 측은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으로 200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고, 이에 이 교사가 휴직 후 군입대를 선택했으나 학교 측이 해당 부모에게 이 교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보상받으라는 취지로 책임을 전가했다.
이 교사는 결국 “아이들은 평범한데 제가 이 일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힘들었어요. 죄송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 3명은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교사가 힘들었던 것에 대해 다른 학부모의 탓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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