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부터 의대 운영비 미지급... 의대생들, 정상화 하지 않으면 2학기 등록 거부
- ‘교직원 임금 체불’ 교수들 “의대 등록금 회계 독립해 운영해야”
- 고신대 “8월 안으로 정상화 할 것... 회계 독립, 법적으로 어려워”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이 경영난에 빠지며 의과대학 운영비가 미지급되고 교수 임금마저 체불되는 등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 있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재학중인 의대생들은 의대 운영 정상화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신대는 지난 5월부터 의대 운영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운영비 지급이 늦어지자 의대 측 병원 점포 임대료 등 비등록금 회계로 의대 운영비를 충당해 교육이 늦어지는 일도 있었다. 지난 7월부터는 전기, 수도, 통신 등 필수 경비만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교직원의 임금도 체불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의대 기초의학교실 교수들의 보직 수당 중 절반만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대 교수들은 노동청에 진정을 넣기도 했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6일 결의문을 통해 의대 등록급 회계를 본교로부터 분리해 운영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교수들은 “2023년 하반기 의사국가고시 수기평가와 의과대학 인증평가, 6년 통합 학제 개편을 앞운 중요한 시기에 의대 학사가 마비되는 상황임에도 기관 운영의 실질적인 주체들은 그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상황이 반복되어 의대의 위상과 신뢰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학년도 2학기부터 의대 등록금 회계를 대학 본부로부터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길 요청한다”며 “의대 학사 운영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이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과대학 재학생들도 지난달 24일 ‘고신의대 학생 TF(테스크포스)’를 꾸려 향후 의대 운영 정상화를 약속하지 않으면 2학기 등록금 납부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고신대가 극심한 재정난에 빠지게 된 이유로는 부진한 신입생 유치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신대에 따르면 2023년 신입생 최종 등록률은 모집인원 868명 중 721명만 등록한 83.06%를 기록하며 정원을 채우는 것에 실패했다. 이 수치는 부산지역의 주요 4년제 사립대학 15개 중 중하위권에 속한다.
의대 운영의 파행과 교직원 임금 체불 등의 논란이 이어지자 학교를 운영하는 법인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고려학원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고신대 이병수 총장의 사임안을 의결했다. 대학 본부 측은 8월 내 의대 운영비 지급과 교직원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대 등록금을 회계에서 따로 분리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고신대 관계자는 “원래는 의대 운영비를 매달 분납해서 지급했는데 가능한 전체 금액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23일 내로 1학기 잔여 운영비가 지원되며 2학기 시작 직후 집행을 위한 계획이나 자료가 정리되면 바로 2학기 운영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임금 문제도 8월 내로 정리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의대 등록금 회계를 독립하는 것은 법적으로 어렵다고 알고 있다. 사립학교 회계 규칙에서 보통 학교 통합 회계를 보지 단과대 따로 회계를 보진 않는다. 이론적으로 어렵다는 내용을 교수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대 학장과 본교 부총장도 협의했으며 본교 측의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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