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OECD 기준 의사 수 및 연봉 등 지표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지지부진한 의대 정원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복지부는 첫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서 의사 인력 확충 방안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향후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계와의 직접 대화에서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는 의대 정원 확대 논의가 이번에 결성된 위원회를 중심으로 가속페달이 밟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복지부가 최근까지 의대정원 확대 관련 안건을 의정협의인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추진하던 것이 진전이 없자 보정심으로 전면 선회했다는 것이다.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보건의료정책 심의기구로 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부처 관계자 7명, 수요자 대표 6명, 공급자 대표 6명, 전문가 5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까지 복지부가 의대정원 논의를 진행해온 의료현안협의체는 의료계 인사만 참여하는 의정합의였던 만큼 전문가, 수요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보정심은 보다 더 정원 확대 쪽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복지부는 보정심에서 OECD보건통계를 거듭 제시하며 임상의사 수가 인구 1000명당 2.6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국가 평균인 3.7명보다 더 낮은 최하위권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의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체계’ 보고서를 제시하며 2035년에 이르면 의사 인력 부족이 9654명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이 의대정원 확대 대신 당직 의료인 규정을 규정함으로써 의사인력 확보 방안을 제시하는 등 필수의료 분야에 실질적인 의사확충 방안을 제시해 논의가 진전없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복지부는 의대증원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또 복지부는 이날 보정심에서 소아, 응급, 심뇌혈관질환 등 분야별 필수의료에 대해서도 세부 실행 대책을 발표하고 ‘필수의료확충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복지부는 필수의료 대책 추진 역시 의사인력 확충이 담보되어야 가능하다며 의-정 협의가 아닌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지난 20년 동안 정부와 의료계는 불신과 대립 속에서 보건의료의 미래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구조를 만들지 못했고, 이는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려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며 “정부와 의료계, 수요자, 전문가 모두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모색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국민의 건강한 미래를 이끄는 사회적 논의의 장을 통해 보건의료정책의 혁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