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환경파괴 주범’ 이산화탄소 땅 속 보관통해 수천억 원 이윤 챙긴다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땅 속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막대한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사업이 현실화되고 있다.


▲ 바유운단에 위치한 천연가스 시추시설 ㅣ 출처 : SK E&S

2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 E&S가 호주의 산토스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바유운단(Bayu Undan) 탄고 저장소를 통해 1톤당 50달러 수준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가스전으로 활용된 이 곳은 올 연말 연료 고갈로 인해 활용 가치가 없어지고, 이를 향후 연 1000만 톤에 달하는 탄소 저장소로 재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유운단을 둘러싼 프로젝트는 인근 바로사(Barossa)에서 천연가스를 뽑고, 이를 호주 북부 도시 다윈에 위치한 LNG 터미널에서의 탄소포집을 통해 저탄소 LNG를 생산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바유운단 폐가스전에 저장하는 계획이다. ‘저탄소 LNG’ 생산이라는 핵심 캐시카우 사업 외에도 탄소 저장소를 폐가스전에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여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는 바유운단 탄소 저장소를 통해 연간 5억 달러(6704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다윈 LNG 터미널과 바유운단 폐가스전 시설에 대한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탄소 저장 분야에서만 연 1600억 원 이상의 매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바유운단 탄소 저장소의 경우 잠재 수요처를 모두 확보해놓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연간 200만 톤 수준으로 나머지 연 800만 톤은 선박 등을 통해 수입해올 전망이다. 다윈 LNG 터미널의 경우에는 선박 접안시설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산토스 리차드 힝클리 호주 북부 및 동티모르 지사 부사장은 “향후 25년동안 바유운단 저장소를 꽉 채울 이산화탄소 소스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SK E&S의 경우 호주 북부 해상 보나파트르 지구에 위치한 대염수층인 ‘G-11-AP 광구’도 낙찰 받았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대염수층에 주입하면 오랜 시간이 걸리긴 하지면 용해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잠재 탄소 저장용량 평가 등 절차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경우 SK E&S가 직접 탄소 저장소를 운영하며 얻는 수익이 훨씬 증대될 수 밖에 없다.

시장 수요는 이미 충분하다는 평가다. 탄소포집 프로젝트가 넷제로의 필수과제로 여겨지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글로벌 탄소포집의 용량은 현재 4000만 톤 수준에서 2035년 40억 톤, 2050년 76억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발전부터 산업까지 필수 화석연료 사용 분야의 경우 탄소포집을 거치는 것이 뉴노멀이 될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경통과 CCS’가 눈 앞에 왔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포집한 탄소를 국제적으로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뜻으로 글로벌 탄소 거래를 위해서는 각 국별로 런던의정서 개정안 비준이 필요한데, 한국은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벨기에, 스웨덴 등과 이미 비준을 완료했다. 호주도 빠른 시일 내로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유럽연합 탄소배출권거래제(ETS) 가격이 최근 3~4년 사이 4~5배 급등하면서 1톤당 100유로에 육박한 게 결정적이다. 박용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탄소 크레딧 가격이 오른 결과, 이제는 탄소를 다른 나라로 수송해서라도 CCS를 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2030년 1120만 톤 규모의 탄소포집 목표를 잡았지만 지리적 여건상 대규모 저장소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해외 폐가스전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탄소 저장 영토를 확대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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