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려 도로가 침수되자 속옷 차림의 한 남성이 나서 홀로 막힌 배수구를 뚫은 현장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 남성은 국민의힘 소속의 박재주 충북도의원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장의 사진이 업로드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 속 중년 남성은 민소매를 입고 검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은 채 기습 폭우로 인해 물에 도로가 잡긴 청주시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 부근의 배수구를 뚫어내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글쓴이는 ‘이 아저씨 칭찬 좀 해주세요’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이 글의 댓글에는 ‘현실의 작은 영웅이다’,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동네 아저씨가 하고 있다’, ‘쉽게 나서기 어려운 일임에도 존경스럽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후 사진 속 인물이 언론 등을 통해 박재주 충북도의원인 것으로 밝혀지며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개신동에 사는 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25분경 쯤 경찰에 “도로가 물에 잠겨 위험하다”는 신고를 하고 직접 침수된 도로로 뛰어들어 배수구를 정비했다.
앞서 청주지역은 지난 23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많은 양의 비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시간 동안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됐고, 이로 인해 충북대학교 앞 개신오거리를 지나던 차들이 침수됐고 율량동의 도로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후 2시간여 동안 긴급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박 의원은 “지난 2017년 이 지역에서 큰 침수 사태가 있었는데 어제(23일)도 그 때와 같이 흙탕물이 도로로 들어왔다”며 “할 수 있는 일은 배수구를 뚫는 일뿐이라고 생각해 무작정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쏟아지는 칭찬에 그는 “한 시민이자 도의원으로서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더 열심히 도정에 임하겠다”고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한편 박재주 도의원은 지난 7월 윤리특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그는 “도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부합하는 도의원이 될 수 있도록 윤리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로 신뢰받는 도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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