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선수에 강제 입맞춤’ 스페인 축구협회장, 결국 사퇴

2023 FIFA 여자월드컵 시상식에서 여자 축구선수에게 강제 입맞춤을 해 성추문에 휩싸인 스페인욍립축구협회장 루시스 루이알레스가 결국 사퇴했다.



25일(한국시간) ‘아스’와 ‘마르카’ 등 스페인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스페인 여자축구 선수인 제니 에르모소에게 강제 입맞춤을 해 논란이 일어난지 약 102시간 만에 자리에 내려오게 된 것이다.

매체들은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임하는 것은 임시 총회 이후 급물살을 탔다.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축구 관계자 및 정부 부처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사상 최초로 스페인이 1-0으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시상식에서 선수를 성추행하는 성추문으로 논란이 일었다.

우승 시상식에서 에르모소와 포옹한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에르모소의 의사에 반한 강제 입맞춤이었으며 에르모소도 곧이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시상식 직후 SNS 라이브방송을 했던 에르모소는 “기분이 좋지 않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피해당사자인 에르모소가 분명하게 불쾌함을 드러냈고, 상식에 벗어난 행동이었음에도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과하지 않으며 문제를 더 키웠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다들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이에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루비알레스 회장도 호주에서 스페인에 도착한 후에야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폭발한 여론을 확인했고, 그제서야 “내가 확실하게 실수를 했다. 순간의 감정으로 했던 행동으로 어떠한 악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분위기에 당연히 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당시엔 생각했는데 파장이 일었다. 이를 통해 배웠고 한 기관의 회장인 만큼 더욱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루비알레스 회장은 자진사퇴의사가 없음을 공고히 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가 직접 나서 그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켈 이세타 스페인 문화체육부장관은 “받아들일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 여성의 평등, 권리, 존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선수를 축하하는 방식이 키스인 것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페인축구협회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으면 정부 차원에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세타 장관은 “상급 스포츠위원회(CSD)에 이 사건을 회부할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자료도 확보했으며 이곳에서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도 요청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여기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 “단순히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페인 축구가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고 거들었다.

피해당사자 에르모소 역시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에르모소는 “내가 가입한 노조풋프로와 에이전트가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행동에 처벌을 원한다. 용압할 수 없는 행동으로부터 여자 선수를 보호하는 모범적인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성추행 문제를 일으키고 닷새 만에 사퇴를 결정했다. 그는 2018년 5월 처음 스페인축구협회장에 올랐다. 2020년 4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하면서 5년에 걸쳐 협회장을 유지했다.

이번 성추행 외에도 임기 동안 여러 문제가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치는 스페인 슈퍼컵으로 큰 비판을 받았고 제라르 피케와 거래, 뉴욕 체류 등 많은 논란이 일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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