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수용 어렵다’던 일산백병원, 간호사 채용 공고에 서울백 직원들 ‘황당’

- 일산백병원, 2024년도 신규 간호사 180명 채용 공고
- 서울백병원 간호사들 “수용 자리 없다며 부산으로 가라더니 황당”

서울백병원 폐원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부산 지역으로 발령이 확정된 서울백병원 간호사들이 일산백병원 신규 간호사 모집 공고에 분노하고 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일산·상계백병원 인력 수용 여력이 여의치 않다며 부산 지역으로의 전보 계획을 추진한 것과 달리 일산백병원이 신규 간호사 180명을 모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인제대 채용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산백병원은 ‘2024학년도 신입 간호사 모집’ 공고를 냈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일산백병원은 오는 9월 11일까지 지원접수를 받는다.

인제학원은 수도권 정원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11일 수도권으로의 전보 인력 우선 순위 내용을 담은 ‘서울백병원 직원 전보 및 퇴직위로금 지급(안)’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직원들은 부산지역 형제병원으로 내달 1일자로 발령된다.

당초 인제학원 측이 제안한 수도권 전보 가능 인력은 서울백병원 전체 구성원의 28% 수준으로 약 70% 정도가 부산지역으로 발령된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서울백병원 구성원은 총 386명으로 수도권 수용 가능 인력은 108명(28%) 수준이지만 이번 일산백병원이 채용 공고한 신규 간호사 인력 180명으로 그보다 훨씬 많다. 서울백병원 간호직 정원이 199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규모다.

일산백병원의 대규모 채용 소식에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등 부산지역으로 발령 제안을 받은 서울백병원 간호사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서울백병원지부 김동민 지부장은 “일산백병원 채용 공고가 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재단 측에 항의는 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지부장은 “재단은 일산백병원이 뽑는 간호 인력은 내년이 되어야 필요한 TO라고 설명한다”며 “부산으로 발령 난 직원들에게 수도권에 자리가 나면 우선적으로 불러올리겠다고 했지만 지금 (신규 채용) 상황만 보면 그럴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단이 앞뒤가 안 맞는 말과 행동을 하고 있다. 명확한 답변은 해주지 않고 핑계대고 해명하기만 급급하다”며 “직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간호인력들은 재단과의 갈등이 이어지자 상당수가 ‘퇴사’를 선택하는 분위기이다. 이럴 바에 퇴직 위로금으로 받고 이직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백병원 한 간호사는 “수도권에 남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일산 등 집이 멀어 가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다. 자리가 나더라도 (병원이 원하는 직무와 실제 직무)가 맞지 않아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런 상황에서 신규 간호사 180명 채용 공고가 나니 모두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은 직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으니 점점 힘이 빠진다”며 “점점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위로금을 받고 이직하자는 분위기가 커진다. 폐원 의결 효력 가처분 신청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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