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료기술 등재 줄기세포 주사, 통상 3배 가격으로 시술... 상종급 장비, 호텔급 병실로 유혹
- 비급여 실손보험 혜택 이용해 고액의 치료비를 받고, 그 부담은 보험사에 전가
- 의료계 “제도 안착 전부터 보험업계 타겟 될 것” 우려 제기
한방병원이 정형외과 전문의를 고용해 신의료기술 치료의 가격을 최대 3배 이상 부풀려 시술하고 있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크게 우려를 표하고 있다. 통상 가격의 몇 배의 달하는 가격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하도록 해 의료왜곡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 한방병원은 지난달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임상 현장에 도입된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을 통상 가격의 3배 이상의 가격으로 시술하고 있다.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우회적으로 의료시술을 제공하고 있고, 실손 보험 악용을 통해 의료기술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은 환자의 장골능에서 채취한 자가 골수를 원심 분리하고 농축된 골수줄기세포를 무릎 관절 강내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켜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정형외과 개원가에 따르면 현재 이 치료술은 재료대 150~200만 원 상당에 시술비가 30~50만 원 수준이다. 이를 최대로 계산해도 300만 원이 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한방병원에서는 해당 시술을 통상 가격에 3배가 넘는 한 부위당 950만 원에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양쪽 무릎에 모두 시행을 받는 환자에게는 1450만 원 상당의 치료비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3배 이상 가격 부풀리기가 가능한 것일까. 의료계는 실손보험을 악용하면 이 같은 부풀리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치료법은 비급여로 분류되어 실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해 해당 한방병원은 대학병원급 장비와 호텔급 병실 등을 자랑하며 환자에게 고액 치료를 권유하고, 환자 측도 실손보험을 통해 대부분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적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보험사가 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A 원장은 “한방병원ㅇ 광고해 환자를 유인하고, 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식인데 비급여 비용이 너무 과하다. 신의료기술을 통과했으니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하다며 고액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방식”이라며 “하지만 실제 시술비는 30~50만 원정도로 비샀던 카트비도 저렴해진 마당에 1000만 원은 너무 지나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골수줄기세포 치료술 실손보험 청구가 늘어나면서 보험업계도 해당 시술에 대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대대적으로 심사를 강화해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게 되면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은 신의료기술로서 의료계에 정착하기도 전에 사장될 수 있다. 때문에 한방병원이 의과 의사를 고용해 의료시술을 하는 것 자체는 의료법에 위배되는 행위는 아니지만 부작용 사례가 많은 만큼 제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한병병원은 방사선과 의사를 고용해 CT, MRI 촬영 검사를 하거나 재활의학과, 마취의학과 의사를 고용해 신경차단술 등을 실시해왔다”며 “이 같은 행태가 정형외과로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방병원의 위와 같은 의사 고용 행태는 의료행위의 상업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며 “의사들이 자유롭게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며 의료광고와 의료행위도 가능한 현 상황은 관련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은 이 같은 영업방식으로 환자들이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이 한방 의료행위라고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 치료술이 연골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처럼 호도돼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은 모든 관절염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고 정확한 진단으로 적응증이나 유효성을 보고 환자를 선별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전문 병원에서 전문의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아야 하고 치료 이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이 한방병원에서 정형외과 시술인 골수줄기세포 치료술을 받을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도 문제이고, 이를 제대로 시행하는지도 의문”이라며 “맹목적으로 골수줄기세포 치료술만 받으면 모두 치료된다는 식으로 환자에게 호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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