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엔데믹화로 지원, 환자 줄어들면서 재정난
- 신현영 의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간담회’ 개최
- 현장서 빗발치는 지원 강화 요청에도 복지부 “현실적 한계, 추가 지원 어려워”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들이 지정 종료 후 오랜시간 동안 한 달에 수십억씩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며 극심한 재정난을 호소하며 정부에 실질적인 보상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보건복지부 측은 재정 지출 원칙 등을 내세워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한 대전 웰니스 병원 김철중 원장은 코로나19 거점병원 정상화 과정상 어려움에 대해 언급했다.
김 원장은 감염병 전담병원 종료 후에도 이미지 잔류와 개선문제, 기존 환자의 주 진료 병원 변화에 따른 이탈, 직원들의 인건비·직무 정상화·업무인력 교체 문제, 방역시설 철거 외 의료시설 개보수 문제, 의사 인력 감소로 인한 회복기 보상금 삭감으로 인한 적자 누적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진료 업무 변경으로 기존 감염병전담의료진들이 사직한 후 일반 진료과 전문이 채용 시 채용 시간차로 의료진 감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때 회복기 보상금이 대폭 삭감되어 병원의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 김 원장은 올해 매출액이 2021년 대비 60% 수준에 불과한 148억 원, 당기순손실 37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원장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외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회적 협력, 회복기 실질적 재무지원,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팬데믹에 대한 민관 대응 협력 방안 사전 마련 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중 회복기 실질적 재무지원과 관련해서는 회복기 의사채용 부족과 관련한 지원금 삭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원장은 “한달에 필요한 지원금을 100이라고 임의로 설정하자면 정부로부터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은 70정도이다. 의료진이 감소하면 보상금을 거의 받지 못한다”며 “코로나19 전담병원 이었다고 하면 의료진이 개인 경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 지원하지 않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이 정상화하면서 의료인을 채용하려고 해도 안 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보상금을 위해 고의로 의료진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보상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발제에 이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거점전담병원장들의 하소연을 이어갔다.
인천 뉴성민병원 안병문 의무원장은 “우리 병원은 수지접합 전문병원인데 거점전담병원 결정을 내리자마자 의사 10여명이 바로 사표를 냈다. 수지접합 특성상 전문가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표를 낸 의사들을 잡기 위해 일을 하지 않아도 급여를 지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도 거점전담병원 역할을 열심히 했지만 지금이 문제다. 거점전담병원 종료 후 재개원하는데 일년 반이 걸렸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미 코로나병원으로 낙인을 찍었고 기존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러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택한 일이라 후회는 없지만 힘들다. 정부에서 미래 감염병에 대비한 정책을 편다고 하는데, 이 정책에서 거점점담병원이었던 곳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달라”며 “우리는 마음의 준비도 됐고 국가가 부르면 하겠다는 의지도 있다. 보상도 중요하지만 우리를 활용한 거시적인 정책을 고민해 달라”고 덧붙였다.
용인 다보스병원 양성범 이사장은 “우리 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153번째 환자를 확진한 병원이다. 당시 메르스 환자가 다녀갔다는 것을 알리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우리는 병원 이름을 공개하고 자진 폐쇄 결정을 했다”며 “당시에도 복지부에서 보상하겠다고 했는데 방호복 20벌 받은 것이 전부여서 항의해 보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에서 거점전담병원을 한다고 했더니 의료진이 메르스를 기억하라며 절대 안된다고 반대했다. 그럼에도 거점전담병원 결정을 하자 의료진 3분의 1이 사표를 냈다”며 “이렇게 참여했지만 종료 후 6개월이 지나도 (경영상황) 개선이 안된다. 매월 적자가 10억원이다. 이렇게 (정부와) 상호신뢰가 깨지면 다음 감염병 대비가 안된다. 정부가 지원 약속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남양주 한양병원 장진혁 이사장도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데 기준이 있겠지만 너무 힘들다. 우리도 이제 60% 정도 회복됐고 더 큰 문제는 언제 이 어려움이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거점전담병원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전담거점병원들의 고충을 보건복지부도 인지하고 있지만 이미 회복기 손실보상이 당초 계획됐던 3개월에서 1년으로 대폭 기간이 확대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보상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협약할 때부터 우려했던 회복기 문제가 실제 발생하고 있는 것에 공감한다”며 “하지만 정부 재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명분, 근거, 원칙이 있어야 한다. 거점전담병원 회복기 지원은 기존 3개월에서 6개월, 1년까지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복기 지원금 산출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재정지출 근거를 세우면 그것 자체가 법이되기 때문에 원칙에 맞게 지출해야 하는 경직성이 있다”며 “지금까지 정부가 여러 형태로 손실보상만 1조 이상 투입됐다. 추가 지원은 재정원칙이 있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직된 재정구조 등 복지부도 한계가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챙길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거점점담병원이 포함된) 중소병원이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제도적으로 어떻게 자리잡아야 하는지 제도개편팀이 논의할 때 참여해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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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