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A씨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끝없이 지연되고 종결되지 않고 있다. 현재 상황과 경찰의 그간 기조를 봐서는 9월도 넘길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16일 A씨를 대상으로한 피의자 전환과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사건이 9월로 넘어가면서 벌써 수사만 5개월 째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A씨는 최근 경찰 측으로부터 ‘관련자 추가 조사 등이 진행되고 있어 수사가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 한 차례 연기된 이후 8월 중순이면 끝날 줄 알았던 경찰 수사가 계속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경찰은 7월 초 수사 종결 직후 A씨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추가 수사를 결정하면서 종결이 미뤄졌고, 8월 중순엔 수사 종결할 예정이었으나 재차 수사가 지연돼 8월도 넘기게 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진행 중으로 종결이 언제 될지 장담하긴 어렵다”며 “추가로 수사를 다시 진행하게 된 것이니만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가 지속적으로 지연되면서 전공의 A씨는 심각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언제 수사가 끝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생활을 병행하며 수사를 받다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대구 경찰이 이 사안에 대하여 최초 기소의견 송치한다고 했다가 언론 보도와 여론에 밀려 8월달 결과 발표한다고 했다가 계속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도 되지 않는 것을 과욕에 의해 시작해놓고 매듭도 제때 짓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이경원 교수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개인에게도 마음 고생이 심한 일이지만 계속 질질 끌리고 빠른 시일 내 불기소 결정이 나오지 않으려면 내년도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에도 분명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서울성모병원 대동맥 박리 환자 사망 사건으로 당시 응급의학과 1년차 전공의에게 실형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많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부디 조속한 수사 종결과 함께 적절한 결과가 도출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19일 4층 건물에서 떨어져 발목과 머리를 다친 17세 환자가 4개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 당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환자가 119 구급대원과 함께 처음 찾은 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인 대구파티마병원이다. 당시 A씨는 정신건강의학과를 통한 진료가 필요하지만 병원에 정신과 폐쇄병동이 없다는 이유로 전원을 권유했고 경찰은 이를 '응급환자 수용거부'로 판단했다. 이에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