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텀에너지연구소 측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고 있는 신 물질 LK-99을 국내 연구기관 네 곳에서 재현실험을 실시한 결과 초전도체 특성이 나타나지 않고 저항이 남아있거나 부도체의 특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국내 대학, 연구기관 8팀 중 4팀이 퀸텀에너지연구소가 공개한 논문 제조방법을 채택한 경우와 별도 공정으로 단결정을 제작해 실험을 실시한 결과 초전도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증위 브리핑에 따르면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한양대 고압연구소,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포항공대 물리학과 연구팀 등 4곳이 LK-99 재현실험을 했다. 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연구팀은 LK-99 논문 제조방법에 따라 시료를 제조했는데 부도체(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에 가깝거나 저항이 어느 정도 남는 특성을 보였다. 포항공대 연구팀은 LK-99 단결정을 만드는 별도 공정을 선택했는데 마찬가지로 부도체 특성이 나타났다.

한양대팀은 LK-99와 조성, 특성이 유사하며 저항의 급격한 변이가 있지만 저항율이 도체보다 부도체에 가깝게 나타났고 자회율(물질의 자기 분극이 생기는 정도)도 초전도체가 보이는 특성과는 달랐다.

서울대팀도 LK-99 논문에서 제시한 방법을 적용했는데 재현시료는 LK-99와 다소 다른 결정 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항율은 온도가 내려가면서 5~10배 증가했고 자화율 반자성 특성만 보였다.

부산대팀의 경우 LK-99 논문의 제조방법을 따라 제조했다. 합성된 전구체의 구성비율은 조금 달리해 두 종류로 나눠 재현시료를 합성한 결과 처음 합성한 시료는 저온에서 저항이 증가하는 반도체 성질을 보였다. 영하 123도~영하 93도 사이에서는 저항의 변화가 확인됐지만 초전도성에 의한 전기저항 감소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두 번째 합성시료에 대해 추가 측정을 하고 있다.

포항공대팀은 LK-99 논문의 제조방법을 채택하지 않고 별도 공정으로 단결정을 제작해 실험한 결과 단결정 시료에서 부도체의 특성이 나타났다.

검증위에 따르면 연구기관별로 제조한 시료 특성이 크게 달라 여러 연구기관이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한 많은 시료를 재현해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증위 관련 고려대를 비롯해 서울대, 성균관대 2곳, 경희대, 부산대, 한양대, 포항공대 등 총 8개 연구팀이 재현실험을 하고 있다.

검증위는 “LK-99 재현실험 연구 의향을 밝힌 곳이 한 두군데 더 있어 기존 8곳에 더해 재현실험을 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4곳의 연구기관이 재현실험을 했지만, 초전도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