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붕괴 걱정하면서 의사 처벌에는 박수치는 현실”

- 대개협, 외과의사 보존적치료 결정 유죄판결 내린 대법원 판결 비판
- “가장 정확한 현장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른 결과에 과도한 책임 물어”
- “의사가 오로지 환자의 건강과 생명만 기준으로 의학적 판단 내리기 위한 지지와 동의 필요”

대법원이 장폐색 환자에게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보존치료를 했다는 이유로 외과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이런 사법적 결정이야말로 필수의료를 진정으로 붕괴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대법원이 의학적 판단에 따른 과도한 책임을 지웠다”라며 “이번 판결은 파멸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개협은 “(수술 시점) 판단은 환자를 지켜보는 현장 의사의 판단이 가장 정확하다. 의료 감정의로서는 상황을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의료 시스템도 문제지만 의료사고에 형법을 적용하고, 의사에게 철퇴를 휘두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회 전반에서 필수의료 위기를 말하고 대책을 강구하면서도 이곳에 사명감을 가지고 종사하는 의사들을 보호하는 것에는 무관심하다고도 꼬집었다.

대개협은 “대한민국 여기저기서 필수의료 붕괴를 걱정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의사를 노리는 브로커가 활개치고, 이들에게 부응하는 판결이 박수를 받는다. 의사는 신이 될 수 없고 의술은 완벽할 수 없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완벽한 의사도, 완벽한 의술도 없다. 의사가 오로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기준으로 의학적 판단이 내려질 수 있도록 사회적 동의와 법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분야의 의사 양성은 10년 이상이 걸린다. 환자 생명을 지키는 것도 이 분야 명맥을 유지할 만큼 전문의가 있을 때 가능하다”며 “지금도 늦었다. 이제라도 고의가 아닌 의료사고에 형법을 적용해 형사처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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