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부터 뇌졸중 환자 진료 강화 위해 전반 치료시스템 개정..더 많은 환자 혜택
- 동맥 내 혈전제거술 진료지침 개정·적용..증상발현 24시간부터 72시간 내 환자 추가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가 뇌졸중 정도가 심한 환자를 더 많은 치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급성 뇌졸중 치료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었다.
삼성서울병원 방오영 신경과 교수(심장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장)와 정종원 교수, 김형준 교수는 최근 출입기자단과 자리에서 급성 중증 뇌경색이 발생할 시 가동되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 프로토콜을 도입하고 응급실 내 뇌졸중과 심근경색 환자 전용 예비 병상을 3개 마련하는 등 급성 중증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한 시스템이 본격 가동에 나선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지난 8월부터 센터내 뇌졸중 환자 진료 운영 강화를 위해 전반적인 치료 시스템을 개정했으며, 9월부터 공식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2년 국내 최초 ’급성뇌졸중 집중치료실’을 도입 후, 다음해 역시 국내 첫 ‘뇌졸중센터’를 창설하며 뇌졸중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2008년에는 응급구조사가 뇌졸중 치료팀에 365일 24시간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했다. 핫라인을 통해 의뢰된 환자들은 이송 단계에서 의료진이 응급구조사를 통해 환자 상태를 미리 확인하여 환자 도착 후 신속하게 대처가 가능하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이 자랑하는 뇌졸중진료시스템(STAT)은 삼성서울병원 전산시스템에서 원클릭으로 가동되는 것으로, 급성 뇌졸중 환자 발생시 신속한 치료를 위해 의료진을 동시에 활성화 시키는 시스템이다. 빠른 중환자 이송과 CT검사·뇌혈관 조영술·동맥내 혈전제거술 및 개통이 단 시간내에 이뤄진다.
이번 개편시 기존에 비해 가장 눈에 띄게 변화된 부분은 급성 중증 뇌경색 발생 시 시행하는 ‘동맥내 혈전제거술(Intra-arterial thrombectomy)’에 대한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 표준진료지침(Clinical Pathway) 개정이다. 기존에는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 환자’를 기준으로 ▲큰 허혈성 손상부위(large ischemic core)를 가진 환자 제외 ▲CT에서 뇌손상도를 점수화한 ASPECTS(Alberta Stroke Program Early CT score)가 6점 이상인 환자 ▲확산강조 MRI (diffusion MRI)에서 허혈 손상부위가 70ml 이하 조건 내에서만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뇌경색에서 빠른 혈관 재개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세포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결국 영구적인 후유 장애가 생긴다. 이에 뇌경색 주변부 내에 있는 회복 가능한 조직의 부피가 작더라도 이를 살리는 것이 환자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있어 왔으며, 최근 이와 관련하여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가 시행되었다. 그 결과, 이전과 비교하여 회복 가능한 조직의 부피가 작더라도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을 근거로 변경된 삼성서울병원 표준진료지침에는 허혈 손상부위가 이전 기준과 비교하여 더 큰 환자, 더 작은 동맥에 폐색이 발생한 환자, 기저동맥 폐색이 발생한 환자, 그리고 ‘증상 발현 24시간 초과부터 72시간 이내 환자’가 추가되었다.
김형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 허혈 손상부위가 작은 대뇌동맥 폐색 환자만 치료한 1,2차 STAT 시스템에서 나아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동맥내 혈전제거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급성 뇌경색 환자들에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방오영 뇌졸중센터장은 “뇌졸중은 초기 손실을 최대한 막아내는 것에 달려있다. 그에 따라 요양병원에 갈 환자도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심적,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며 “증상 발현 및 허혈 이후 시간이 지체된 환자라도 정확한 판독을 통해 회복 시킬 수 있는 부위가 있다면 선별해서 이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치료시스템 개정 취지를 밝혔다.
실제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환자의 경우 증상 발현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허혈이 꽤나 진행됐음에도 시술에 들어가 언어 관련 부위 보존이 가능했다. 병원에 따르면, 이후 환자는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며, 언어적 기능도 70%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진료 시스템 개선을 시행하기에는 치료 환경 개선이 뒷받침 되었다. 발전된 ‘뇌영상 및 인공지능 기법’이 그 중 하나다.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혈관 재개통 치료를 위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뇌 MRI/MRA(자가공명혈관조영술)를 실시간 자동화된 방식으로 분석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정밀한 뇌경색 부위와 반음영 부위 부피 측정과 타겟이 불일치한 측면상(target mismatch profile)을 확인하고, 허혈성 병변 신호를 바탕으로 뇌경색 발생 시각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머신러닝 기반 경사 에코(gradient echo) 영상을 바탕으로 혈관 폐색 원인이 되는 혈전 상태를 예측,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종원 신경과 교수는 “기존에는 직관적 판단으로 시술 결정을 내렸다면, 이제는 판독 프로그램이 임상에 많이 활용되어 MRI 데이터를 집어넣고 뇌경색 부위와 살릴 수 있는 부분을 계산한다”며 “환자 상태가 부정맥으로 인한 혈전인지, 아니면 동맥경화인지 따라 다양한 디바이스를 쓰도록 결정하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까지 현재 활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데이터가 쌓이면 강북삼성병원과 창원병원을 넘어 다기관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뇌졸중센터의 '급성 뇌졸중전담팀'은 영상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교수들로 구성되어 24시간 대응 가능하며, 응급실에 예비 병상이 최대 3개 구비되어 급성기 뇌졸중 환자 치료 지연이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정종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발생하는 소위 '응급실 뺑뺑이'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병상 3개를 비워둠으로써, 119를 통해 들어오는 응급 뇌출혈 환자들이 빠르게 올 수 있게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은 향후 리모델링을 통해 뇌졸중 집중 치료실을 11병상에서 17병상으로 증설할 예정이다. 더 많은 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방오영 뇌졸중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첫 ‘뇌졸중센터’ 창설 이후 뇌졸중 치료에 대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앞으로도 뇌졸중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는 발전과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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