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협, 집행부 체제에서 투쟁위원 29명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예정
- 최대집 “비대위 참여, 고민했지만 정부의 사기행각 더는 볼 수 없어”
-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도 단기간에 강력한 동력 얻어낼 것”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의료계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더라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 2020년처럼 강력한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또, 빠른 시일 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보다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정원 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강경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의협은 우선 현 집행부 체제의 대응에서 투쟁을 위해 29명 인원 규모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비대위원장으로 이필수 의협 회장이 직접 나서고, 최대집 전임 회장이 수석부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전 회장은 비대위 투쟁위원장직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의협 집행부 일원으로도 합류하면서 밀도 있는 회무를 진행하기 위해 헌신할 예정이다.
최 전 회장은 비대위 합류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으나 더 이상 정부의 사기행각을 지켜만 볼 수 없어 직접 투쟁의 선봉에 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매우 엄중하게 흘러가고 있는 만큼 투쟁의 동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신이 있다고도 했다.
최 전 회장은 “전직 회장이 다음 집행부에서 직책을 맡았던 사례가 없어 처음 제안이 왔을 때에는 고민이 많았다. 주변에서도 대부분 만류했다”라면서 “그러나 정부가 사기를 치고 있는 이 상황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비대위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최 전 회장이 직접 대정부 투쟁의 가장 앞줄에 서게 되면서 의대 정원 문제의 국면이 향후 의사 총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 전 회장은 지난 2020년도 의사파업 당시 범의료계 투쟁위원회를 이끌며 9·4의정합의서에 직접 의료계 대표로서 서명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최 전 회장은 “대통령실이 이미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 정도로 확정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3년 여만에 약속한 것이 완전히 무시된 것이고, 9·4의정합의도 사실상 파기된 상황”이라며 “이 사태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 의정합의를 했던 당사자인 내 손으로 반드시 의대 정원 확대를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의대 정원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대통령실이 키를 쥐고 있다. 이미 결정도 다 내려진 상황”이라며 “짧은 시간 내에 의료계 내부에서 투쟁 동력을 이끌어 내는 것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투쟁 동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최 전 회장은 “투쟁과 관련한 회의적인 주장은 지난 2020년에도 비슷했고, 의약분업 이후 매번 반복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2020년 파업 당시에도 내부적으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뜨거운 열기가 생겼다. 쉽진 않겠지만 한번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단기간 내 강력한 동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의협은 굉장히 큰 조직이다. 투쟁 동력은 협회 조직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렸다. 즉, 집행부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집행부가 가장 먼저 헌신적으로 투쟁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초단기, 초강도 투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대위 부위원장 겸 조직강화위원은 전라남도의사회 최운창 회장이 맡기로 했고, 부위원장겸 홍보위원장엔 한국여자의사회 백현욱 회장이 임명된다. 총괄간사는 의협 서정성 총무이사다.
비대위원은 집행부 상임이사 4인, 대의원회 운영원회 3인,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2인, 대한의학회 2인, 대한개원의협의회 2인, 한국여자의사회 1인, 대한병원장협의회 1인, 대한병원의사협의회 1인, 대한전공의협의회 2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2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 2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1인, 젊은의사협의체 1인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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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