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표적 항암제, 유방암 임산부 환자 태아에게 악영향 견고히 다져

- 약물감시 보고서 활용 사례대조 분석 연구 결과 공개
- HER2 표적 항암제로 유방암 치료 임신 여성, 양수과소증 등 합병증 발생
- 캐싸일라 및 타이커브 투여 비권고...국내 학계 "금기 공고히 한 것"

유방암 치료제로 흔히도 쓰이고 있는 HER2 표적치료제는 임산부 환자의 태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를 견고히 하는 분석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여태동안 임산부의 유방암 환자에게서는 표적치료제가 금지 사항이었던 것을 보다 더 강화한 것이다. 특히나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로슈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와 노바티스 타이커브(라파티닙)를 임산부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HER2 표적치료제가 다른 계열의 항암제와 비교할 때 태아 또는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부작용 유형은 무엇인지, 또 어떤 빈도로 발생하는지를 두고 진행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팀은 2022년 6월 26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의 약물감시 데이터베이스 VigiBase에 등록된 임신 관련 질환 및 항암제와 관련된 모든 보고서를 추출했다.

연구에는 총 3558건의 보고서가 포함됐다. 이 중 HER2 표적항암제가 328건, 다른 항암제가 3230건이었다. 자세히 보면 HER2 표적치료제로 치료한 환자 중 트라스트주맙이 302명으로 가장 많았고, 퍼제타(퍼투주맙) 55명, 캐싸일라 20명, 타이커브 18명이었다.

부작용은 낙태, 사산, 선천성 기형, 임신 합병증, 조산, 신생아 합병증, 분만 합병증 등 7개 범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임신, 태아 또는 신생아 관련 부작용은 HER2 표적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61.3%, 다른 항암제로 치료받은 환자의 56.3%에서 발생했다.

HER2 표적치료제 투여군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합병증은 양수과소증이 23.8%로 가장 많았고, 조산 17.4%, 자궁 내 성장 제한 9.8%, 신생아 호흡 장애와 자연 유산이 각각 7.3%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보고 오즈비(ROR)은 양수과소증이 17.68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다른 항암제로 치료받는 것보다 HER2 표적치료제를 투여받은 경우 양소과소증 발생 가능성이 17.68배 높았다(95% CI 12.26~25.52; P<0.001).

아울러 선천성 호흡기 질환의 ROR은 9.98(95% CI 2.88~34.67; P<0.001), 신생아 신부전의 ROR은 9.15(95% CI 4.62~18.12; P<0.001)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민감도 분석과 다변량 분석에서도 결과가 유사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캐싸일라와 타이커브였다.

우선 캐싸일라는 심혈관 기형 발생 가능성이 다른 치료제에 비해 4.46배 높았고(ROR 4.46; 95% CI 1.02~19.52), 타이커브의 자궁 내 성장 제한 발생 가능성은 7.68배 높았다(ROR 7.68; 95% CI 3.01~19.59). 연구를 진행한 프랑스 파리대학 Paul Gougis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HER2 표적치료제는 다른 항암제에 비해 심각한 특정 부작용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에게 HER2 표적치료제 투여를 연기할 수 없는 경우 양수과소증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수이며, 양소과소증이 발생한 경우 약물 투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HER2 표적치료제의 안전성을 철저하게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캐싸일라와 타이커브는 태아 독성 프로파일이 명확하게 밝혀진 만큼 임신 환자들에게 두 약물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유방암은 젊은 여성과 임산부에게 가장 흔한 암종 중 하나다. 특히 HER2 표적치료제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치료의 초석이 된 약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천성 기형과 산모, 신생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임신 중인 유방암 환자에게는 트라스투주맙 사용을 금기하고 있다. 양수과소증, 양수무력증 위험성이 그 이유다.

아울러 트라스투주맙 뿐 아니라 다른 HER2 표적치료제 역시 안전성 데이터가 불분명해 임신 중 환자에게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HER2 표적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 사이의 간극이 발생하면서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했던 것. 이런 가운데 임신 중 유방암 환자에서 HER2 표적치료제 투여는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연구가 발표되자, 국내 학계는 그동안의 금기를 공고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국대병원 민준원 교수(외과)는 "국내에서도 표적치료제는 임신 중 유방암 환자에서 사용 불가능해 이들에게는 출산 또는 낙태 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임산부 유방암 환자에게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더욱 공고히 하는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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