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과 복지부가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개선을 위해 5개의 정책 추진에 대해 합의하였다. 지난 13일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개최했던 ‘의료현안협의체 제21차 회의’에서 나온 주제 전공의 인력시스템 혁신방안에 대하여 논의하며 이와같은 아젠다를 도출하였다.

복지부와 의협은 이날 전공의들이 질이 높은 수련교육을 받고서 충분한 임상역량을 갖춘 전문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정책에 공감하였다.

이에 △연속근무시간 등 근무여건 개선 △전문의 배치 기준 개선 등 전문의 중심의 병원인력 운영 △수련과정 및 지도전문의 체계 내실화 △수련비용 지원 확대 △전공의 권익 강화의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 합의했다.

복지부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회의 이후 백브리핑에서 “합의라는 말을 쓴건 정부와 의협 모두 인력이 소진되지 않는 환경을 지원하는데 방향성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 논의에 따르면, ‘근무여건 개선’은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주로 주장해온 총 근무시간 조정(36→24시간)을 논의했지만, 당장 전공의를 대체할만한 방침들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단계적 추진이 필요한 것으로 정리됐다.

‘전문의 중심 병원인력 운영’은 전공의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의를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시됐다. 대학병원급이 많다보니 대부분 수련병원들이 교수를 채용하는 트랙을 타는데 방식이 다변화돼야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수련과정 및 지도전문의 체계 내실화’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야기됐다. 전공의 수련을 위해서는 수련과정의 질이 담보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필수의료 위기상황에서 대학병원 교수들이 수련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수련지도 전문의도 단순히 교수들에게 돌아가면서 수련을 시켜라 하는 정도가 아니라 수련과정 자체를 정립해서 제대로된 수련 환경을 마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련비용 지원확대’는 내년 소아과 수련비용 보조 예산 확보가 국회 확정 단계를 앞두고 있는데, 이를 필수의료과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부가 전공의에게 지속적으로 예산을 지원할 방안(필요 시 건강보험 재정 등)을 마련하도록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

‘전공의 권익강화’는 최근 이슈가되는 전공의 폭행 사태 등 열악한 수련환경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논의됐다. 폭력에 노출된 수련 환경에 대해 정부도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차원에서 합의 된 내용이다.

의협 서정성 총무이사는 “이들 5개 강화정책은 굉장히 유기적으로 함께 진행돼야할 부분”이라며 “특히 수련비용 지원 확대는 단편적으로 100만원, 200만원 더 준다고 필수과로 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므로 환경 개선과 이런 비용들이 병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0차 회의에 이어 적정 의사인력 규모 논의를 위한 주요 고려사항에 대해 토론했으며, 다음 회의에서 의사인력 논의 원칙에 대해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김한숙 과장은 “통계기반 여러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통계 소스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있다”며 “복지부는 통계지표를 제시하면서 의사수가 부족하다고 본다고 주장하면 의협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언급했다.

서정성 이사는 “OECD와 우리나라를 비교를 많이 하는데 수치를 단편적으로 보면 숫자가 적다고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료 질과 서비스가 타 국가에 뒤지지 않다고 말했다”며 “OECD 자료를 단편적으로 다루지 않아야 하는 것이 제도나 문화, 환경이 달라 이를 고려해 의대정원 적정인력을 열어놓고 논의해야한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의에 복지부는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 김한숙 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 임혜성 필수의료총괄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이 참석했고, 의협은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협상단장), 이승주 충청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서정성 총무이사,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다음 협의체 22차 회의는 오는 20일 16시에 개최되며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중 상생‧협력에 기반한 의료전달체계 구축방안과 객관적 통계와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인력 논의 원칙에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