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22차 의정협에서 의료전달체계 정립 논의
- ‘100병상 이상 의료기관 개설 시 사전 승인’ 골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20일에 개최한 제22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경증환자들이 수도권의 대형병원에 몰리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인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는 것에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하여 양측에서는 ■지역완결적인 의료이용 지원과 관리 ■의료기관 종별 역할 명확화와 기능 정립 지원 ■대형병원과 응급실 등에서 적정 의료이용 유도하기 ■병상 관리 관련 의료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하여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역 내 의료기관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지역 밖 의료기관을 이용할 시 본인부담금 비율을 높인다든지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라며 “국민들도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상 관리 관련 의료법안이 관심 법안이 되어야 한다”라며 “지난 8월 발표한 제3기 병상수급기본시책에 따라 의료기관 허가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되어 통과될 수 있도록 의협과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해당 의료법 개정안은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개설할 시 시·도 의료기관개설위원회의 사전 심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개설 시에는 복지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의료기관 개설허가권은 지자체에 있지만, 개설허가 절차가 건물 완공 후에나 진행되어 사실상 의료기관 개설을 불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각 지자체들이 대형병원 유치를 적극 추진하는 경향을 보이며 국가적 차원의 병상 관리 수단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의료전달체계가 엄격하게 관리되지 않게 되면서 의뢰서 1장 또는 편법으로 바로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만연해있다”라며 “지역의료가 살아나려면 지역에 환자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병상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2028년까지 수도권에 6600여 병상이 계획되어 있는데 이대로라면 의사와 환자 쏠림이 심해져 지역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비판했다.
양 단장은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규모 의료기관들이 대형병원과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라며 “요양급여 의뢰서는 상급종합병원 통행권이 됐고, 일차의료기관은 대형병원 진료를 위해 거쳐가야 하는 의뢰서 발급 기관으로 전락했다. 정책 실패로 인한 필수·지역의료 붕괴를 의대 증원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제23차 의료현안협의체는 오는 27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사인력 확충 정책 추진 방향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한 종합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며, 의협이 제안한 면허관리 개선방안도 검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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