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압박에 굴복한 강남 하이엔드 오피스텔, 계약 해지 급증

고급 오피스텔 시장이 위기에 처했다. 이전까지 수억 원을 호가하며 인기를 끌었던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현재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는 높은 금리와 경기 침체의 영향 때문이다.



최근 '카일룸디앤디', 상지카일룸M의 시행사는 약 103억 원의 채무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대출을 갚지 못하면서 발생한 지급보증 채무 때문이다. 논현동에 위치한 상지카일룸M은 총 88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1년 당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등에 업고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현재는 시장이 얼어붙으며 완판된 단지들조차 잔금 납부가 지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주택 시장이 얼어붙자, 오피스텔 시장도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한다. 2021년 이후 오피스텔 가격 지수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2022년부터는 한 자릿수로 떨어진 후, 2023년부터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하이엔드 오피스텔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일부 계약이 이루어졌지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방문객 수가 급감했으며 분양률이 70%에 불과하다”고 전하며, 해지 문의가 잦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미분양이 심각한 상태인 단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는 PF자금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을 끊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여러 시행사들이 공사비 회수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높은 공사비와 대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시행사들이 많다. 일부 시행사는 사업을 포기하고 부지를 매각하거나, 사업 방향을 전환하여 복합시설 개발로 선회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엔드 오피스텔 시장이 건설업계의 '자금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내년에 준공되는 대부분의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분양률 80%를 넘지 않는다면, 건설사들의 공사비 회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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