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위원장, 대선 후보 행보?...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 선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있었던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예상을 뛰어넘는 강경한 발언들로 인해 여권 내부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공적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왔다"고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인 입장이다. 한 전 위원장은 "사적인 친소 관계가 관심 대상이 되고, 그 여부가 공적 결정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추진 의사를 밝혔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후보 추천 방식에는 반대하지만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는 특검법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도 한 전 위원장은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설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진짜 해야 한다. 안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한 전 위원장의 발언들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위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앞두고 당정 갈등을 우려하는 지지층이 많은 만큼, 여권에서는 "반윤 후보로 비치지 않게 적당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넘어선 강경 발언에 경선 캠프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수위가 좀 더 올라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이날의 발언들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사자성어로 하면 육참골단(肉斬骨斷·작은 손실을 보는 대신 큰 승리를 거둔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108석밖에 없는 절대 열세"라며 "야당의 전방위적인 특검 공세를 우리가 이겨낼 방안은 합리적인 대립 항을 내놓고 야당과 협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의 발언들을 '정치인 한동훈'의 홀로서기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친한계 의원은 "더는 윤심 아니라 민심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당정 관계를 재정립하지 않고선 지난 총선의 패인을 그대로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 벌어진 틈을 더 크게 벌리고, 국민이 대통령을 멀리하게 만드는 야당식 정치를 해서는 정권 재창출이 요원하다"고 비판했다.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본질과 속마음이 드러났다"는 등의 강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어떤 방안이 민심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를 국민들께서 평가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대응했다.

한편, 이날 한 전 위원장과 함께 전당대회에 출마할 러닝메이트도 윤곽을 드러냈다. 장동혁(재선)·박정훈(초선)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진종오(초선)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번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과 그에 따른 반응들은 국민의힘 내부의 복잡한 역학 관계와 향후 당 대표 선거의 향방, 그리고 여당과 대통령실 간의 관계 변화 가능성 등을 시사하고 있어 앞으로의 정치 상황에 주목이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