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타고 메모리 부활"...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0.4조 ' 서프라이즈

삼성전자가 2024년 2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5일 공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조 4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2.24% 증가했다. 매출 역시 74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31%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8조 2,680억 원, 매출 73조 8,892억 원이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이며, 이는 2023년 연간 영업이익(6조 5,7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호조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의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전체 D램과 낸드의 가격은 각각 13~18%, 15~20%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당초 4~5조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실적 발표로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AI 시장 확대로 인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판매 증가와 우호적인 환율 상황이 이러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2조 1천억~2조 3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측된다.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실적을 거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7천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 역시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으로 5천억~7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도 밝다. 2024년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적극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능력 증설로 인해 범용 D램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용량 eSSD 수요 증가로 메모리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 가능성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취임 한 달여 만에 'HBM 개발팀' 신설을 포함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은 여전히 도전에 직면해 있다. 파운드리는 선단공정의 낮은 가동률과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고객사들의 부품 가격 인하 압박으로 인해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 서버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고용량 메모리 특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HBM3E와 128GB 고용량 D램 매출 증가, 그리고 AI 칩 수주 확보 여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HBM3E 제품의 양산 시기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8단 제품의 경우 이르면 3분기 초, 12단 제품은 3분기 말경에 고객사 품질 테스트와 관련된 유의미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추가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종합적으로, 삼성전자의 2024년 2분기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과 AI 관련 수요 증가에 힘입어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향후 AI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어떻게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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