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다 직원 월급도 못줘"... 중소기업 파산신청 2년새 2배 폭증

상반기 법인 파산신청 987건... 코로나 이전 대비 103% 증가
중소기업 대출 잔액 1028조 '사상 최대'... 5년새 331조 급증
고금리·고물가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내년 더 어려워질 것" 우려

2024년 7월 21일, 대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이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9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코로나19 시기부터 누적된 경영 부실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책에 의존하며 간신히 버텨왔지만, 이제 그 효과가 소진되면서 숨겨져 있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의 경제 상황이 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대표되는 이른바 '3고(高) 경제위기'가 기업들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과 역량이 부족해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전기요금과 인건비의 상승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한 매출 하락도 중소기업들의 파산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출 상황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빌려 갚지 못한 대출 잔액은 1028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말과 비교하면 331조8000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5년 동안의 증가분이 그 이전 5년 동안의 증가분보다 약 130조원이나 많다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대출 금리의 상승으로 인한 연체율 증가다. 금융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중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0.75%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도 0.69%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속하고 유연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성은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은 재무 개선과 사업 재생을 위한 신속하고 유연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시행될 최저임금 인상은 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영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중소기업의 파산 신청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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