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은 응급의학과 전문 영역... 직업 자존심에 상처 주지 말길"

"타과 전문의 활용" 복지부 발언에 "황당하다"... "응급의료 전문성 무시" 비판
"민·형사상 부담 누가 지나"... 응급의학회, 현실성 없는 대책 지적
"전공의 사직 여파만이 아닌 구조적 문제"... 실질적 대책·지원 촉구

2024년 7월 18일, 대한응급의학회가 보건복지부의 최근 발언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응급 의료체계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을 둘러싼 깊은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공의가 빠져나가 응급의료센터 교수들의 피로도가 높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 상황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센터 상황을 살피고 있고 응급의학과 외에 다른 전문 과목 인력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는 즉각적으로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응급의학회는 김 정책관의 발언에 대해 "참으로 답답하고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응급 의료체계 위기를 단순히 전공의 사직의 결과로만 보는 정부의 시각에 대한 깊은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응급의학회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정부의 제안이 현실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24시간 응급 의료 제공 중단이 발생한 속초의료원,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는 다른 전문 과목 인력 활용을 생각하지 못했겠나"라며 반문했다. 더 나아가 "해당 병원 다른 전문 과목 전문의가 응급환자 휴일·야간 24시간 진료하면 해당 전문 과목 외래, 입원, 수술 환자는 누가 진료하느냐"고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응급의학회는 또한 응급의학과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다른 전문 과목 전문의가 해당 분야 전문성은 당연히 높지만 응급실로 몰려오는 온갖 다양한 응급·비응급 환자들을 빠른 시간에 진료하고 응급처치 하는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갖고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응급의학과의 고유한 역할과 전문성을 정부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더불어 응급의학회는 법적 책임의 문제도 제기했다. 전공의 1년차 시절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해 유죄를 선고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엄청난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 의료 현실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민·형사상 부담을 안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다른 전문 과목 전문의가 응급실 진료를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응급 의료의 특수성과 그에 따른 위험을 정부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응급의학회는 김 정책관의 발언이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직업적 자존심과 사명감에 큰 상처를 줬다고 강조했다. "응급실에서 24시간 야간과 주말, 휴일에 응급환자와 가족들 곁을 지키고 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직업적 자존심과 사명감에 큰 상처를 주고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깊은 실망감을 표현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정부의 태도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이탈을 막기는커녕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응급의학회는 정부에 대해 응급 의료 현장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지원을 촉구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가 응급 의료체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현재 응급 의료 현장을 지켜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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