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망 '천차만별'... HBM 경쟁 우려에 증권가 의견 '팽팽'

KB증권 "목표가 13만원" vs 하이투자증권 "9만7000원"... 실적 호전에도 엇갈린 전망
HBM 시장 성장 기대감과 공급 과잉 우려 공존...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강도가 변수
2분기 영업이익 10조 돌파에도 주가 하락...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심리 위축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회사의 미래 전망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2일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2600원(3.12%) 하락한 8만50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11일 장중 8만88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9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 4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2.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평가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반도체(DS) 부문에서만 전년대비 40조7000억원, 18조9000억원의 손익 개선이 전망된다"며 "3분기 현재 삼성전자는 우려가 기대로 빠르게 전환하는 구간으로 하반기 코스피 최선호주"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과 교보증권도 각각 목표주가를 10만5000원,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HBM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으로 하반기 3배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디램 캐파(생산능력)의 약 30%가 HBM으로 전환되면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HBM 시장의 경쟁 심화와 수급 둔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공급량만으로 소비량을 모두 충당할 수 있었던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을 본격 구매하기 시작할 경우, HBM 부문의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우려는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업체들이 비용 증가와 인공지능(AI) 매출 저조 등을 이유로 내년부터 투자 강도를 완화할 가능성에 기반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HBM 수요는 현재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미래 전망에 대한 증권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반도체 시장, 특히 HBM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HBM은 AI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메모리 제품으로, 향후 시장 수요와 경쟁 구도가 삼성전자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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