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증원 정책 후폭풍…건강보험 재정에 과도한 부담
국회예산정책처, 건강보험 재정 악화 경고…"국가 재정 활용 검토 필요"
의료개혁 추진과 의료공백 대응…재정 지속 가능성 위협하는 요인 부각
정부에서 의대 증원을 추진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의료공백 사태 수습을 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과도한 투입을 하게 되면서 누적 준비금 소진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지적들이 국회에서 나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아왔던 의료개혁에도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게 되면서, 건강보험 재정보다는 국가 재정을 활용해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정부의 과도한 건강보험 재정 투입 비판…"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위협"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 12대 분야별 재원 배분 분석’ 보고서에서 정부의 보건 관련 재정 투입 계획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해 지출은 늘고 있지만, 저출생 등으로 수입이 정체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르면, 건강보험의 당기 수지는 오는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2033년 NABO 중기 재정 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31년에는 누적 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3년간 실질 재정수지 적자…“보험료와 조세 납부 국민에게 이중 부담”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 지원금을 제외한 최근 3년간(2021~2023년)의 실질 재정수지가 평균 약 6조 8,000억 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정부가 의료개혁 추진과 의료공백 사태 대응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늘리고 있는데, 이러한 결정이 건강보험 당기 수지 적자 전환 시점과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을 예상보다 더 앞당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그 부담이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개혁 추진과 건강보험 재정 투입…정부, 5년간 10조 원 국가재정 투입 계획
정부는 지난 8월 30일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하면서 의료 인력 국가 지원, 지역 의료 확충, 필수 의료 기능 강화, 필수 의료 연구개발(R&D) 등 4대 분야에 연간 2조 원씩 5년간 총 10조 원의 국가 재정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같은 규모로 건강보험 재정도 투입할 예정이며, 중증·고난도 분야 수가 개선 등을 위해 오는 2028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에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러한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여기에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 대응에 건강보험 재정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상진료체계 운영과 경영이 어려운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지급금 투입분 등으로 인해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 2조 원이 소진되었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향후 이러한 지원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3년간 건강보험 재정 10조 원 투입 예정
정부는 지난 9월 27일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 추진방안’을 통해 향후 3년간 건강보험 재정에서 10조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상급종합병원들을 구조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재정 투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건강보험 재정을 계속해서 확대 투입하려는 계획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할 경우, 이는 국민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국가재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재정 활용 방안 필요…“건강보험 재정보다 국가재정 투입 고려해야”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는 의료공백 사태 대응과 의료개혁 과제를 추진할 때 건강보험 재정을 과도하게 투입하는 대신, 국회 예산 심의 과정을 거친 국가 재정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공백 사태 대응과 의료개혁 관련해 지금까지 투입되거나 투입될 예정인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보전 방안을 정부와 유관 기관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건강보험 지출 증가의 적절한 통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의료개혁 추진과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서 국민들에게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지우는 상황을 지적하며, 건강보험 재정 운영의 안정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의료 지출의 통제 방안을 검토하고, 의료 개혁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국가 재정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의 이유로 지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저출생으로 인해 보험료 수입은 정체되는 상황에서 더 큰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과 의대 증원에 따른 비용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당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재정 운영의 방향을 전환하여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하준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