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시간 축소 시 4년제 환원 검토…양질의 외과 의사 양성 위한 필요성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시간 감소 충돌…대한외과학회 "수련 질 저하 우려"
과거 악습 반복 우려에도 "수련시간 연장은 필수"…전공의 기본 소양 확보 강조
대한외과학회가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3년에서 4년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이 현재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축소될 경우, 충분한 수련 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양질의 외과 의사를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외과학회는 이러한 이유로 수련기간을 다시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 60시간 축소 대비…“4년제 환원 검토”
신응진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은 지난 10월 31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 수련 4년제 환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이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줄어든다면 학회는 적극적으로 4년제 복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결정은 없지만, 수련시간 단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이사장은 "외과의사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려면 충분한 교육 시간이 필수적"이라며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후 그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선 최소 10년이 필요하지만,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기본적인 수련시간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련시간 축소되면 수련 질 담보 어려워…“4년제 복원 필요성 제기”
대한외과학회는 전공의 수련 4년제 환원을 고민하는 이유로 전공의 수련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을 지목했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이 위원회는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을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줄이고, 연속근로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외과학회는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과 지위 향상에는 동의하지만, 절대적인 수련시간이 줄어들면 수련의 질도 담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신 이사장은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이 60시간으로 줄어들면 연차별 교육이 어려워지고, 정규수술을 할 기회도 줄어들 것"이라며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기 위한 수련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련기간 단축 우려…"전문대 수준으로 전락할 것"
김진 대한외과학회 학술이사(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도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이 60시간으로 줄어들면 수련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주당 근로시간 60시간은 쉽게 말해 종합대학이 전문대로 전락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비유했다.
김 이사는 외국의 사례를 들어 전공의 수련기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6년에 달하고, 영국은 무려 8년이다"라며 "근로시간을 줄이면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수련기간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련기간 단축에 따른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련기간 연장 시 과거 악습 반복 우려…"그럴 수 없다"
대한외과학회는 수련기간을 다시 늘릴 경우 전공의들이 잡무와 부당 노동행위 등에 시달리는 과거 악습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 이사장은 "과거식 교육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전공의들이 잡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학회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년제로 복귀하는 것은 부족한 당직 근무자를 전공의로 채우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제도를 만들 때 그 취지를 유지하고,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여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외과학회의 이러한 입장은 의료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다른 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수련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의료계 전체가 함께 노력하여 지속 가능한 수련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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