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개혁 입장 밝힐 예정
의료계 "큰 기대 없다"…기존 입장 반복 가능성 우려
의대 증원 논란 속, 대통령의 결단 여부에 관심 집중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근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 여론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윤 대통령은 이번 담화에서 의료개혁과 같은 주요 사안을 다룰 가능성이 있지만, 의료계는 이번에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민에게 지난 성과 보고…정책 방향 설명 예정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갖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그간의 성과와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화에서는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공천 개입 의혹, 그리고 의료개혁을 포함한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이 표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감원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장기화하는 의정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결단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의료계 기대감 하락…"변화 기대 어려워"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에 대해 의료계는 기대감을 거의 잃은 상태다. 지방의대의 한 교수는 "지난 4월과 8월 대국민 담화나 국정브리핑 때도 일부 기대를 가졌지만, 결과는 실망이었다"며 "윤 대통령이 여전히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대국민 담화에서 의사들을 '직역 카르텔'로 지칭하며 의료계에 충격을 주었고, 의대 정원 증원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증원 2000명 부분만 반복적으로 언급돼 답답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지난 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시 담화문을 보고 총선을 뛰던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며, "이번 담화가 좋은 의도를 설명하는 데 그치면 후폭풍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김 위원은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담화 전날 밤 원고를 받고 강하게 항의했으며, "의료계가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일부 수정되었다고 밝혔다.
의료개혁 완수 강조…"큰 변화 기대 어려워"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국정브리핑에서도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통일된 안을 제시한다면 언제든 논의할 수 있다며, 의대 증원 유예 방안을 거절한 바 있다. 또한 당시 응급실 의사 이탈 사태에 대해서도 "정부의 의료개혁 때문이 아닌, 원래 처우 문제로 인력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지어 담화 하루 전인 6일, '제2회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서도 윤 대통령은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제를 구축해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다"며 의료개혁 완수를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들을 종합했을 때, 의료계는 하루아침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의대 교수이자 비상대책위원장인 한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는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정말 개혁이 필요한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한탄했다. 이어 "대통령이 이번 담화에서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또 어떤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이 의료계의 기대와 달리 기존 입장을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만, 의료계는 정부가 기존 입장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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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