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늘(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앞에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담화에서 기대되었던 구체적인 해명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여론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특히,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활동 관련 논란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이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진심 어린 사과?…하지만 구체적 해명은 부족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하며 담화의 문을 열었다. 이어서, 대통령은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담화 이후 기자들이 사과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는 대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을 존경해서 사과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모호한 답변에 대해 생중계를 시청한 많은 누리꾼들은 "사과의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공천 개입 의혹을 비롯한 명태균 관련 사안들에 대한 해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명태균과의 통화 및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
윤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주목했던 명태균씨와의 통화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명태균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선거 초기 도움에 대해 수고했다는 얘기만 나눴다"고 해명했다. 그는 "명태균과 부적절한 일을 하거나 감출 것도 없다"고 강조하며, 공천 개입이나 여론조사 조작 등의 의혹을 부인했다.
김건희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전화와 문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아내가 명태균씨와 몇 차례 일상적인 문자를 주고받았다"며, 공천 개입이나 국정농단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러한 의혹들이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고 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또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여론조사가 잘 나와서 굳이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비서실에 지지율 여론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정책에 관한 여론조사만 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빈도로만 조사됐다"고 설명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여론조사 자체를 자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 "(명씨가) 서운할 것 같아서 오랜만에 전화를 받았을 뿐"이라며, 당시 통화 내용은 명씨의 수고에 대한 간단한 감사의 말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재보궐 공관위원장이 누구인지 잘 몰랐고, 공천에 왈가왈부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당 중진 의원들이 공천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누구에게 공천을 주라고 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국정농단' 주장에 강하게 반박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비교적 감정이 담긴 답변을 내놓았다. 기자가 김 여사의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 묻자,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것"이라며, "공직자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회의 때 참모에게 야단을 치면 부인이 '당신 좀 부드럽게 해'라고 조언하는 것을 국정에 개입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부인들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하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서 국정 운영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국정 농단이라고 한다면, 국어 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부터 저와 아내를 타깃으로 한 악의적인 공격이 많았다"면서도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라인 의혹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대통령 아내로서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것을 마치 국정농단처럼 치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이를 정치적 공격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의 반응…"변명만 가득한 담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많은 누리꾼들이 이를 시청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국민들의 의혹 해소나 진정성 있는 해명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였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나 해명이 부족하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지적되었다.
한 누리꾼은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이 궁금해하던 핵심 사안들에 대해 대통령이 구체적인 해명을 회피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일방적으로 반박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 담화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사과의 이유에 대해 물었는데 명확한 답변 없이 추상적인 이유만 내놓았다"며, 국민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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