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긴급치료센터 도입... 어전트 케어 생태계 확산 필요성 제기
경증 환자 위한 야간 응급 진료 체계, 안정적 운영 위해 국가적 지원 필수
응급의학 전문의 주도 어전트 케어, 전국적인 의료 공백 해소 기대
서울시가 최근 서울형 긴급치료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주도하는 국내 어전트 케어(Urgent Care) 생태계 조성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어전트 케어는 주말, 야간, 휴일 등 기존 의료체계의 공백 시간에 경증 환자들이 신속히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이미 대중화된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응급의학 전문의의 개원이 늘어나면서, 이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확산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형 긴급치료센터, 응급의학전문의 중심 어전트 케어로 확대 필요성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25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형 긴급치료센터는 의료 인력 부족과 본인 부담률 인상 등으로 응급실 이용이 어려워진 경증 환자들의 진료 수요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하지만 응급의학 전문의 중심의 어전트 케어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조성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긴급치료센터가 특정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점을 지적하며, 경증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응급실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어전트 케어의 전국적인 확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최근 전국 최초로 의료기관과 119구급대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야간과 휴일에도 경증 환자가 응급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울형 긴급치료센터'(UCC) 두 곳과 '서울형 질환별 전담병원' 네 곳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긴급치료센터는 주로 경증 환자가 응급실 대신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외상, 급성 질환(복통, 기침, 고열, 구토 등) 등을 진료하게 된다. 이 제도는 올해 양천구와 송파구의 '더 건강한365의원'과 '서울석병원'을 시작으로 매년 점차 확대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서울과 같은 의료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에서만 주로 활용될 수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에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평이 많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활용 가능한 어전트 케어 모델의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어전트 케어를 컨셉으로 개업하는 경우가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었지만, 경증 응급환자 진료만으로는 병원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안정적 운영을 위한 국가적 지원 필요... 국내 어전트 케어 생태계 조성 촉구
현재 국내 24시간 운영되는 어전트 케어 병원인 '365의원' 등에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경증 응급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 구조로는 병원 운영이 힘든 상태다. 이는 의료기관들이 비급여 진료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호주에서는 어전트 케어 클리닉의 1인당 진료비가 한화로 약 2030만 원에 이르며, 경증 환자만을 진료해도 병원이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미국의 어전트 케어 클리닉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국가적 감염병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며, 코로나 환자의 7080%를 수용한 경험이 있어, 국내에서도 도입 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 회장은 "국내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야간진료병원이나 어전트 케어를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인천 영종국제도시의 경우 최근 인구 10만 명을 돌파하며 응급 진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많은 의료기관이 평일 오후 8시 이후에는 진료를 종료해 야간 응급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장은 "365의원이 이 지역에서 야간 경증 환자를 진료하며 응급 의료의 공백을 메운 공로로 인천시장 표창을 받은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형 어전트 케어 모델 필요... 국가적 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 환경 조성
한국형 및 서울형 어전트 케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입 구조와 더불어 야간 응급 진료에서도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응급의학 전문의가 운영하는 어전트 케어는 응급실로 몰려드는 경증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지만, 불규칙적인 수익 구조로 인해 자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가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입장이다.
이 회장은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어전트 케어를 운영해도 현재의 수익 구조로는 자립하기 어렵다"며, "안정적인 수입 구조를 갖추고 국가적 지원을 통해 어전트 케어 병원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증 환자들에 대한 야간 의료 서비스 제공은 공공의료 체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어전트 케어 생태계 조성... 전국적인 의료 공백 해소 기대
어전트 케어는 기존 응급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증 환자들의 진료를 맡아 응급실의 혼잡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의료 서비스이다. 특히 야간과 휴일 등 기존 의료 체계의 공백 시간대에 진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서울형 긴급치료센터의 도입과 함께 응급의학 전문의 주도의 어전트 케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의료 인프라의 격차 해소와 경증 환자들의 빠른 진료 제공을 통해 응급 의료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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