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는 국립대병원들이 대규모 교수 채용을 단행하면서 병원의 위기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최근 강원대병원과 부산대병원은 각각 63명, 41명의 교수 채용 공고를 내고 교수 모집에 나섰다. 

강원대병원은 16일에 교수 63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부산대병원은 지난 11월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4명 등을 포함한 41명의 교수를 모집했다. 그러나 모집 마감 다음 날, 교수 15명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 발생해 다시 모집 공고를 냈다.

박종익 강원대 교수협의회장은 "병원에서 이탈한 교수들이 적지 않아서, 그동안 누적된 수요를 반영해 대규모 채용 공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이후, 전국의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와 인턴들이 대거 이탈했고, 이에 따라 교수들은 의료공백 해소에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의정갈등이 11개월째 지속되며 교수들은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고 이탈이 가속화되었고, 상대적으로 인력풀이 풍부한 수도권 병원으로의 이동이 증가했다.

병원계에서는 교수들이 연구와 교육 등 본래의 역할을 포기하고 진료에만 집중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계약직 교수들도 다수 수도권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병원들의 교수 채용 문제는 전공의 모집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진행된 전공의 추가 모집과 최근 진행된 레지던트 1차 모집에서 수도권 중위권 병원조차 전공의를 받지 못하는 병원이 많았고,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그 영향을 더 심각하게 겪고 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1년차 레지던트 모집에 75명 중 1명만 지원했고, 강원대병원도 37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원자가 없거나 한 자릿수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교수들의 사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병원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며, 정책적 지원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