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의대, 의대 증원 여파로 혼란 가중…‘의료계 후폭풍’에 직면

의대 증원 정책으로 원광의대, 중간평가 불인증 충격
서남의대 사태 경험한 교수들, 의대 정원 증원 반발
원광대병원, 교수 사직 급증으로 인력난 심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이 의료계에 미친 여파가 원광의대를 중심으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의정 갈등의 장기화로 의대와 병원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으며, 그 혼란은 의학교육과 임상 현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 정부의 의대 증원 후폭풍이 의학교육 현장은 물론 임상 현장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혼란이 드러난 곳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중간평가에서 '불인증'을 받은 원광의대다.

특히 원광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2024년도 중간평가에서 불인증을 받으며 충격을 안겨주었고, 그 원인으로 의대 증원이 지목되고 있다.

‘의대 증원’이 불러온 원광의대의 혼란

원광의대는 그동안 의학교육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온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이번 중간평가에서 불인증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원광의대는 의학교육에 문제가 없었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따른 내부 갈등과 이에 따른 업무 공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원광의대는 정부 정책으로 의대 정원이 93명에서 150명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내부에서 의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대학 측이 증원을 추진하면서 학장단이 보직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고, 이로 인한 장기적인 업무 공백은 중간평가 자료 제출 미비로 이어졌다. 그 결과 원광의대는 2026년까지 유예된 상태에서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원광의대 A 교수는 "정기평가에서 4년 인증을 받은 바 있는 원광의대는 의학교육에 문제가 없었다"며 "증원 정책에 따른 갈등이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A 교수는 "현재는 보직자들이 사퇴하고 새롭게 학장단을 구성 중이며, 재평가에서 자료 제출만 잘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결코 의학교육의 질 때문이 아니라 자료 제출 미흡이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서남의대 사태 경험, 의대 교수들의 강한 반발

원광의대 교수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이유는, 이전에 경험한 서남의대 폐교 사태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남의대 폐교 당시, 원광의대는 서남의대 재학생 345명을 편입학으로 수용했다.


그때도 정원 증가에 따른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혼란을 겪었으며, 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강의실 공간 부족과 수업 분할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A 교수는 "정원 증원이 이루어졌을 때 준비가 부족했던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며, "강의실이 부족해 2부 수업을 진행하고, 실시간 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교수들은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의 충분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주요변화평가를 요구하지만,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A 교수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큰 지원을 해주지 않으며, 대학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의료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은 채 정원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사직 급증, 원광대병원 인력난 심각

원광의대의 혼란은 의대 교육뿐만 아니라 원광대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교수들의 사직이 급증하고 있다.


원광대병원은 전체 교수의 약 20%가 사직하며 인력난이 심각한 상태다. B 교수는 "사직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고, 연봉을 올려도 인력을 채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 대학병원은 이미 인력난이 극심하며, 연봉을 높여도 교수를 채울 수 없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광대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주말과 연휴를 가리지 않고, 일주일에 두 번씩 당직을 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교수들 사이에서 번 아웃 증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B 교수는 "이렇게 무리한 근무를 하다 보니 교수들이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라며 "사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광의대와 원광대병원에서 나타난 의대 증원에 따른 혼란은 의정 갈등이 초래한 또 다른 후폭풍이다. 의대 증원이 의학교육과 임상 현장에 미친 영향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명확한 지원과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불거진 갈등은 의료계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료 인프라 구축과 정책 시행에 대한 충분한 소통과 지원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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