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2시간 넘게 산부인과 못 찾아 결국 구급차서 출산
"의료선진국 허상 인정하고 응급의료체계 전면 개혁해야"
"의사 부족 없다는 의사단체 인식이 문제 해결 방해"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인천공항에서 임산부가 산부인과 병원을 찾지 못해 2시간 넘게 구급차를 타고 다니다 결국 차량 내에서 출산한 사건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는 한국 의료체계가 실제로는 응급의료 기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의사단체가 왜곡된 현실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 의원은 17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외국인 임산부가 인천공항에서 응급 출산 상황에 놓였으나, 구급차로 2시간 넘게 이동하면서도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차량 안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인근 대학병원에 분만 요청을 했지만, 병원은 환자 수용이 어렵다고 답했고, 다른 병원들은 임신 주수가 확인되지 않으면 진료가 불가능하다며 환자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을 두고 "이것이 한국 의료의 민낯이며, 한국이 의료선진국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의료대란 이후 오히려 30% 이상 심각해졌다"면서 "정부와 의사단체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문제를 축소하려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의사단체가 '의사 숫자는 충분하다', '왜 의료개혁이 필요하냐'는 식의 왜곡된 현실 인식을 계속한다면 응급의료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은 불가능하다"며 의사단체의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 역시 의료체계 붕괴 현실을 인정하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체계부터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현숙 부위원장도 정부와 의료계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부위원장은 "응급환자를 실은 구급대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해 몇 시간씩 길거리를 떠돌며 전화만 돌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환자와 가족, 의료진, 구급대원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이 비정상적인 응급의료 현실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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