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 상태서 열감 반응 못 살펴 화상…의료상 과실 인정
법원 “동의서 서명만으론 부족, 부작용 구체적 설명 필요”
CG 비용은 배상 제외…"촬영 중인 작품까지 알긴 어려워"
유명 여성 배우가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던 중 얼굴에 2도 화상을 입는 피해를 입어 소송을 제기한 결과, 병원 측이 피해자에게 48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는 배우 ㄱ씨가 서울 서초구의 한 피부과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의 의료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인정해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 ㄱ씨는 2021년 5월 서초구 소재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던 중 왼쪽 얼굴 부위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진단 결과 ㄱ씨는 머리와 목에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이마와 볼 부위는 심재성 2도 화상 판정을 받았다.
ㄱ씨는 이후 피부 색소 침착과 흉터 치료를 위해 20차례 이상의 추가 치료를 받았다. 사건 발생 두 달 후부터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진단까지 받았고, 3년 후까지 총 1116만원의 치료비를 지출했다. 특히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 촬영 시 얼굴에 남은 화상 흔적을 없애기 위한 컴퓨터그래픽(CG) 작업 비용으로 추가로 955만원을 부담하기도 했다.
ㄱ씨는 "수면마취 중 시술이 진행돼 환자의 열감 반응을 전혀 살피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며 "병원 측이 화상이나 흉터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 사후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병원 측의 의료상 과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의료진이 시술 중 온도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강도와 횟수를 적절히 조절할 주의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가 단순히 시술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해서 의사가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의료진이 부작용과 위험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음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부과 의사의 배상액을 이미 지출한 치료비 1116만원, 향후 치료비 110만원, 위자료 2500만원 등 총 4800만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드라마 촬영 중 발생한 CG 비용에 대해서는 "병원이 피해자의 드라마 촬영 사실까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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