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부족에 라게브리오 급부상...24일 승인 여부 발표

- 최근 인도에서 시행한 임상 3상에서는 입원·사망 비율을 65% 정도까지 줄인다는 결과가 나와
- 세계보건기구, 백신 미접종자, 면역 결핍자, 고혈압, 중증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나 고위험군에게 라게브리오 사용을 제한적으로 권고

MSD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에 대한 식약처 긴급사용승인 여부가 이번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식약처의 검토 결과에 따라 이달 말 라게브리오 10만 명분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게브리오는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비해 약효는 떨어지나 투약 조건이 덜 까다로운 특징이 있어, 먹는 치료제 처방에 제한이 있었던 고위험군 또는 기저질환자에게 대체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라게브리오의 효능은?

그동안 라게브리오는 입원·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30%대로 팍스로비드보단 낮고 국내외에서 암이나 기형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식약처 긴급사용승인을 고심하면서 도입이 미뤄졌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대유행으로 대체 치료제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검토에 나선 것이다.

라게브리오의 입원 및 사망 비율 감소 효과는 팍스로비드의 73%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국(FDA) 역시 라게브리오 복용 후 입원 및 사망 감소 비율이 30%라고 발표했으나, 최근 인도에서 시행한 임상 3상에서는 입원·사망 비율을 65% 정도까지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11일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는 병용금기약물 투여, 신장 및 간장애로 인해 팍스로비드를 처방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라게브리오 도입 필요성을 논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3일 발표한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백신 미접종자, 면역 결핍자, 고혈압, 중증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나 고위험군에게 라게브리오 사용을 제한적으로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질병청 정은경 청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두 가지 약을 다 쓸 수 있는 상황에서는 물량 수급 상황과 투여 대상의 기저질환, 복용 약물에 따라 처방 약물이 달라질 것"이라며 "의사 처방에 따를 것"을 권고했다.

◆ 라게브리오는 어떤 약?
라게브리오는 몰누피라비르 성분의 리보핵산(RNA) 유사체이다.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복제 과정에서 정상적인 리보핵산을 대신해 결합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이렇게 몰누피라비르에 결합된 바이러스는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사멸한다.

지난해 미국과 영국에서 승인된 허가사항을 보면 라게브리오는 200mg 캡슐로 총 5일간 40정을 복용한다. 하루 복용량은 4정(800mg)씩 2회다. 음식물 섭취로 인해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식·전후 모두 먹을 수 있다.

팍스로비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 투여를 시작해야 한다. 다만 팍스로비드와는 작용기전, 복용법, 병용 금기 약물 등에 있어서 일부 차이가 있어 복용 시 반드시 약사의 지도에 따라야 한다.

팍스로비드는 라게브리오와 달리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단백질 분해효소 3CL 프로테아제를 저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입원·사망 예방 효과는 88% 수준이다.

라게브리오는 클라드리빈 성분의 백혈병 치료제를 제외하면 병용하면 안되는 약물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18세 미만 연령과 가임기 여성 투약은 제한된다. 일반적으로 두 약 모두 설사, 구역질, 어지러움, 두통 등 부작용이 확인됐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의 처방과 복용을 앞당기는 일이 필요하다"면서도 "(라게브리오의) 효과가 20% 밖에 없더라도 10명 중 2명의 위중증 이환을 예방한다면, 그 중 1명의 사망은 예방할 수 있다. 10명 투여해 단 1명의 사망이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월 말 이미 계약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물량도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도입 예정인 물량 외에 추가 구매에 대한 제약사 논의 또한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된 팍스로비드 물량은 지난해 12월 선구매계약을 맺은 24만여명분 중 16만3000여명분이다. 총 8만7000여명에게 투약됐고, 이 중 4만여명분이 3월 3주차에 소진됐다. 재고는 7만6000여명분이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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