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근경색 환자, 베타차단제 복용 필요성 두고 상반된 연구결과

REBOOT-CNIC “예후 개선 효과 없어”…BETAMI-DANBLOCK “심근경색 재발 위험 감소”
메타분석에서는 박출률 40~49% 환자군서 25% 위험 감소 확인
가이드라인 개정 논의 불가피…추가 연구 필요성 제기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상인 심근경색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장기간 투여해야 할지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같은 조건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놓은 데다, 메타분석에서는 일정 환자군에서 혜택이 확인되면서 치료 전략의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베타차단제는 심근경색 환자의 표준치료로 자리잡아 왔지만, 권고의 근거가 되는 주요 연구는 재관류치료와 최신 약물이 보편화되기 전 시행된 것이다. 이에 좌심실 기능이 보존된 환자에서도 여전히 혜택이 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돼 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REBOOT-CNIC 연구는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환자 약 8400명을 무작위 배정해 평균 3.7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베타차단제 복용군과 비치료군의 사망·재경색·심부전 입원 등 1차 목표점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좌심실 박출률이 50% 미만인 환자에서는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반면, 50% 이상 환자에서는 오히려 높아지는 양상이 관찰돼 논란을 더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진행된 BETAMI-DANBLOCK 연구는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환자 5574명을 대상으로 했다. 3.5년간 추적한 결과, 베타차단제군에서 모든 원인 사망 또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이 15% 낮았다.

특히 심근경색 재발 위험은 27% 감소해, 연구진은 베타차단제가 여전히 2차 예방 약제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 건의 무작위 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좌심실 박출률이 40~49%로 경도 감소한 환자 1885명을 분석했다. 이 환자군에서는 베타차단제 복용 시 사망·재경색·심부전 등 복합 사건 위험이 25%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좌심실 기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은 환자 중에서도 박출률이 경도 감소한 집단은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ESC 2025에서 발표된 세 가지 연구는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환자의 베타차단제 사용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한쪽에서는 추가 혜택이 없다고 보고, 다른 쪽에서는 심근경색 재발을 줄이는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좌심실 기능이 완전히 보존된 환자에게 베타차단제가 필요한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향후 세부 환자군 구분과 장기 추적 결과가 누적돼야 가이드라인 개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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