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태산이, 제주 바다서 폐사... 자연사 추정

- 지난 2009년 6월 불법포획돼 구조 후 야생적응훈련 과정을 거쳐 2015년 방류

2015년 제주 함덕 앞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태산이가 최근 폐사했다. 10일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난 6월 태산이 추정 개체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등지느러미를 볼 때 태산이라고 거의 확실시하고 있으며,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과 조직검사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출처: 해수부

남방큰돌고래들의 등지느러미는 지문처럼 모양새가 달라서 등지느러미를 이용해 개체 확인을 한다고 한다. 해수부는 포획과 같은 외부 공격의 흔적이 없는 점을 볼 때 태산이가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산이는 2009년 6월 제주 한립읍 귀덕리에서 불법 포획된 수컷 남방큰돌고래다. 포획 뒤 제주 퍼시픽랜드의 돌고래쇼에 동원되어 4년간 이곳에서 지냈으나 쇼 돌고래로 쉽게 길들지 않아 대부분 내실로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태산이는 7월 6일 암컷 남방큰돌고래와 함께 제주 함덕 바다에 방류됐다. 당시 추정 나이는 태산이가 20살, 복순이가 17살이었다. 태산이는 윗부리가 잘렸고 복순이는 원래 입이 뒤틀리는 장애가 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분기마다 모니터링을 나가는데 지난 1분기까지는 태산이가 관찰됐다. 오는 3분기(9월) 모니터링에서 태산이가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다면 폐사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어 “복순이는 계속해서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해 관심이 집중된 돌고래이기도 하다. 고래를 좋아하는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하고,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1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제도이다. 평균 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선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말하며 화제를 모았다.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 보호 생물 지정 당시 국내 수족관에 총 8마리가 있었으나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총 7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4일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면서 국내 수족관에는 남방큰돌고래가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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