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속 전기차 감전 위험은? “안전” vs “조심해야” 중요한 것은 대피

- "침수 여부가 확인되면 배터리 팩을 제외하고 전력을 차단하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랑 다를 것이 없어"
- 그러나 '방수' 휴대폰처럼 장시간 물에 잠길 시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피... 시동을 끄고 빠르게 대피해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곳곳에 폭우로 인해 차량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감전 등 위험이 없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9일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강남역 일대 사거리가 물에 잠겨버리면서 운전자들도 차량에서 빠져나와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강남지역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들에서도 물에 잠겨 다수의 차량이 차량 전체가 침수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전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차량이 침수되었을 때 감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침수되었을 때 내연기관차에 비해 감전의 위험이 높거나 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침수가 되면 각 센서가 침수 여부를 확인해서 셧다운시키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차 사고가 나서 배터리 팩이 파손되거나 밖으로 노출됐을 때 침수되면 열폭주 등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출신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고문은 “전기차에는 절연저항모니터링이란 시스템이 있다”며 “물이 닿고 한계를 넘으면 12볼트 배터리는 내버려 두고 고전압을 자동적으로 끊는다. 전기는 배터리 안에만 있어 차에 있는 전선에는 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도 “전기차의 배터리 팩이 방수가 되어 있다”면서 “차단이 된 산태에서 물이 들어갈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기차가 침수될 경우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는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기차는 움직이는 가전제품이기 때문에 방수가 되어있어도 100%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휴대전화도 방수가 된다고 하지만 물에 오래 넣어두면 방수가 제대로 되느냐”면서 내연기관차도 3분의 2가 침수되면 안 좋은데 전기차는 배터리 팩이 더 낮은 곳에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우회도로를 찾는 등 침수 지역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내연기관차는 130년의 역사라 준비가 많이 되어있지만, 전기차는 역사가 길어야 10년“이라며 ”이번처럼 폭우를 겪어본 적이 없다. 침수를 조심하고 충전할 때도 지양하거나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침수가 심각할 경우 시동을 끄고 대피하라고 조언했다. 이광범 세종 고문은 ”침수가 많이 될 경우 일반 차와 똑같이 시동을 끄고 탈출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 이후에 반드시 차를 자연건조 시켜야 한다. 시트까지 물이 들어갔으면 최소한 일주일은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근 교수는 ”일단 무조건 끄고 나와야 한다“며 ”만약 물에 어느 정도 잠겼지만 더 불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차 보닛을 열고 배터리팩에 연결된 전선을 다 뽑아 놓는 게 좋다. 그럼 전기가 안 흐르고 부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그러려면 드라이버 등 공구가 필요한데 그런 걸 차에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일반적으로 시동을 끄고, 차내 중요한 물건을 챙겨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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