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록적 가뭄 탓 에너지난 ‘비상’... 원전·화력발전마저 차질

- 프랑스, 원자로 가동 위협... 독일에선 석탄 수송에 지장
- 노르웨이 25년 만에 수력발전 저수량 최저치

유럽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원자력과 화력발전소 등 전기 생산에 차질이 밎어지면서 에너지 공급에 타격을 줘 가뜩이나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비상이 걸린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19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올해 여름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가뭄과 폭염이 경제의 각 부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에도 예상하지 못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원자로의 냉각에 사용되는 강물의 온도가 폭염으로 지나치게 올라가면서 원자로 가동을 일시적으로 축소했다. 가뜩이나 온도가 높아진 강물이 원자로 냉각 과정에서 더 뜨거워지면서 프랑스 야생보호 규정에 따라 방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전체 전력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 규제 당국은 이번 달에는 일시적으로 5개 원자력 발전소가 이 같은 온수를 강으로 방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량 축소와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한 독일에서도 내륙 수운의 대동맥인 라인강의 수위가 낮아져 석탄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는 석탄 운송 화물선이 수송 용량의 3분의 1가량만 운반이 가능한 상황이다.

독일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발전소 운영사인 우니퍼는 최근 라인강을 통해 충분한 양의 석탄을 실어 나를 수 없게 되어 자사의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2곳의 생산량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유럽의 노르웨이에서도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 저수량이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력 가격이 기록적으로 폭등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수력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스웨덴, 덴마크 등 이웃 국가로도 전력을 수출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가스, 석유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내수 사용을 위한 더 많은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정치적인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최근 자국을 방문했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노르웨이는 유럽연합(EU) 시장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지만 추가적인 가스 수출은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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