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력난 가중에 대기업도 감옥 수감 등 전과자 적극 채용

- 인사관리자 46%, “전과자 채용 확대 중”... JP모건체이스 지난해 채용 직원의 10%가 ‘범죄기록’

미국의 인력난이 갈수록 더 심화되는 가운데, 감옥 수감 등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들의 채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유행) 이후 사상 최대의 구인난 속에 ‘전과자 적극 채용’이라는 새로운 움직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 출처 : 로이터 통신

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 기업의 고용주들이 최근 감옥에서 복역했던 사람들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는 추세를 설명하며, “금융, 약국체인, 교통 등 다양한 업계에서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전과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내의 비어있는 일자리는 1,010만 명에 달했다. 전월 7월의 1,110만 명에서 줄어든 수치이지만 여전히 아주 많은 일자리가 비어있다. 8월 자발적 퇴직자는 전월 대비 10만 명 늘어 420만 명을 기록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전과자 채용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기업 연합체인 '2차 기회 비즈니스 연합'(Second Chance Business Coalition)이 결성됐고, 결성 당시 29개 사였던 참여 기업 수는 현재 40개 이상으로 늘었다. 연합체 참여 대표 기업으로는 JP모건체이스, 아메리칸항공, AT&T, CVS헬스 등이 있다. 미 인적자원관리재단(HRMF)이 최근 900여 명의 기업 인사관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전과자 채용 규모를 1년 전보다 확대했다고 답했다.

미 최대 철도기업 유니언퍼시픽은 올해 봄부터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들도 고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유지보수, 열차 및 전기 기술자 부문에서 전과자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베스 와이타드 유니언퍼시픽 부사장은 "부족한 인력에 따른 승객들의 서비스 불만과 전국적인 파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약 120명의 전과자를 채용했거나 고용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 채용한 신규 직원의 약 10분의 1인 4300명에게 전과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인재 확보 책임자인 미셸 쿠란티는 "고용된 (전과자) 직원 대다수는 각 지점의 현금 인출 부서 등에 배치된다"며 "채용이 완료된 이후에는 (전과자) 직원에 대한 별도의 사후 조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난 깁슨 JP모건체이스 정책 센터 전무이사는 "직원 중 (전과자 출신)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이는 없었다"며 "우리의 두 번째 기회 채용(second-chance hiring) 노력은 많은 직원에게 큰 자부심의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WSJ은 일부 미국 기업은 인력난 아닌 다양성 및 포용 노력의 일환으로 전과자 채용을 고려한다고 전했다. 미 최대 약국 체인인 CVS헬스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위한 정책 도입에 집하고 있고, 이를 위해 전과자 직원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미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면서 미 전역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슬로건의 인권 운동이 촉발됐다. 형량 선고 문제를 다루는 비정부단체인 '형벌 프로젝트'(Sentencing Project) 집계에 따르면 미 주립 교도소에 수감된 흑인의 수는 백인보다 약 5배가 많고, 이들은 출소 이후 구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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