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약품에 최대 20% 관세 예고…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초비상'

美 “제약산업 되돌릴 것”…EU에도 하루 만에 15% 관세 급선회
韓 업계, 수출 전략 수정 불가피…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 논의
공급망 재편 신호탄…인도·멕시코·동유럽 대체 생산지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최대 20%의 관세 부과 방침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도 수출 전략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8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리조트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한 자리에서 “미국 제약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곧 뒤따를 것”이라고 언급하며, 전방위적인 의약품 관세 도입을 시사했다. 그는 “제약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싶다”며 “다른 나라에는 15~20%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의약품 관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었지만, 백악관이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EU산 의약품에도 15%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처럼 발언과 정책이 엇갈리며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오는 8월 1일 공식 발표가 예고된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과 연계돼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 기반 회복을 목표로 리쇼어링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단계적 관세 인상을 통해 1년 이내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 백신 등 고가 바이오의약품을 해외에서 대거 수입하고 있어, 관세 도입 시 수출 기반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 내 환자의 치료 접근성 저하와 보험 재정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업계는 수출 전략의 전면 수정과 함께 생산거점 재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휴젤 등 미국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 여부를 포함한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 멕시코, 동유럽 등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대체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이미 해당 지역에 제조 인프라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관세 방침이 단순한 무역 규제를 넘어, 산업 보호 및 생산 주권 확보를 위한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리스크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제약산업 특성상, 이번 미국의 관세 정책은 전 세계 생산 전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대응한다면, 오히려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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