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국민 남동생’ 이승기가 데뷔 이후 18년 동안 소속사로부터 음원 관련된 수익을 단 한 푼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이승기는 지난 2004년 데뷔 이후 그동안 137곡을 발표했지만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단 1원도 음원 수익을 정산 받지 못했다. 이날 디스패치는 이승기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이 후크에 보낸 음원료 정산 청구 내용 증명도 공개했다.

디스패치가 공개한 음원 정산 내역서를 보면 이승기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음원으로 발생한 수익이 96억 원이 넘는다. 2004년부터 2009년 10월까지의 음원 정산 자료는 수기로 작성한 탓에 유실되어 확인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유실된 기간에 이승기는 ‘내 여자라니까’(2004),‘삭제’(2004) 등으로 국민 남동생, 연하남으로 등극한 뒤 그 이후에도 ‘제발’(2006), ‘하기힘든말’(2006), ‘다줄거야’(2007), ‘여행을 떠나요’(2007), ‘결혼해줄래’(2009) 등이 연달아 대박을 터트리던 시기이다.

디스패치는 공개한 자료에 대해 “음원 매출 96억 원에는 이 5년 기간이 빠져있어 해당 기간 수익을 더하면 음원 매출은 100억 원은 가뿐히 넘길 것”이라며 “여기서 말하는 100억 원은 후크가 유통사로부터 정산받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승기는 이런 음원 수익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지난 20년 신곡 ‘뻔한남자’로 음원 수익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선배 A씨와 관련 대화를 하다가 자신의 음원 수익 정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간 후크에서는 이승기가 ‘마이너스 가수’이며 음원에 있어서는 수익보다 지출이 더 크다고 주장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후크에 이승기가 정당한 정산을 요구하자 ‘너는 마이너스 가수가 맞다’, ‘홍보비가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아냐’ 등의 발언을 하며 정산을 거부해왔다. 이와 관련해 후크는 지난 1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승기씨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에따라 자료를 검토하고 답변을 준비중이며 가급적 쌍방 간의 오해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중” 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언론에 보도됐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하여 일일이 입장을 밝히지 못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제기된 사안의 중차대함으로 인해 현재로써는 해당 사안에 대하여 어떠한 말씀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며,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대로 관련 사항에 대해 공식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후크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의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지만, 대표 권모씨를 비롯한 일부 임원들의 횡령 혐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