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동안 인구 1위 중국, 인구 감소세로 전환되나

- 경제발전으로 가속화붙는 저출산·고령화... 최다 인구도 인도에 타이틀 뺏길 듯

서기 960년, 송나라 시절부터 인구 1억 명을 넘어서며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이르면 내년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노동력과 광대한 시장은 중국이 그동안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성장 동력중 하나였다. 그런 중국의 인구가 내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그간 1위를 지켜오던 인구 1위의 타이틀도 인도에 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최근 “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025년)에 인구 감소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구 감소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한다면 이는 ‘대약진 운동’에 따른 대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1961년 이후 처음 발생하는 사건이다. ‘중국몽’을 내세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2022~2027년)에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더욱 눈에 띈다. 시 주석이 주장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가장 큰 걸림돌이 인구 감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2021년 인구는 14억2586만 명으로 전년 대비 0.1% 늘었다. 이런 증가율은 1961년(-0.04%) 이후 가장 낮다. 1961년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유일하게 인구가 줄었던 해다.

최근 중국의 인구 증가율은 2018년 0.6%에서 2019년 0.4%, 2020년 0.3% 등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합계 출산율도 2018년 1.5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하락했다. 합계 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중국의 인구 감소는 30년 넘게 지속된 ‘1가구 1자녀’ 정책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연간 신생아 수는 1980년대 2,0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1987년 2,55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 곡선을 그려 왔다. 2000년대 들어선 1,000만 명대로 떨어졌다.

2015년 1,655만 명으로 줄었던 신생아 수는 1가구 2자녀를 허용한 2016년 1,786만 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해에는 1가구 3자녀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신생아 수는 1,067만 명으로 줄었다. 기존 최소 기록이었던 1961년 1,200만 명을 경신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자로 계산하는 출생률은 2021년 7.52명으로 석유 파동이 있었던 1978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엔은 내년 인구가 중국은 14억 2,600만 명, 인도는 14억 2,800만 명이 되면서 인도가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후에도 중국은 감소, 인도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050년에는 중국이 13억 명, 인도가 16억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7% 이상은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중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21년 65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2억 명을 넘으면서 고령사회(14.2%)로 들어갔다.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은 2033년 전후로 관측된다.

노동력을 뜻하는 생산 가능 인구(15~64세)도 빠르게 줄고 있다. 중국의 생산 가능 인구는 2013년 10억 582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9억 6,776만 명으로 떨어졌다. 전체 인구에서의 비율은 같은 기간 73.9%에서 68.5%로 내려갔다.

중국의 생산 가능 인구 대비 노인 인구(65세 이상) 비율인 노인 부양 비율은 2001년 10.1%에서 2011년 12.3%로, 2021년에는 20.8%로 급등했다. 노인 부양 비율이 20%를 넘은 것은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과중한 부양 부담은 중국의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을 역전하는 시점을 2033년으로 예상했다. 작년 말 내놓은 2028년으로 예측했다가 5년 뒤로 늦췄다. 또 중국과 미국의 경제력 차이는 2038년 5%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다시 줄어들면서 2056년 미국이 중국을 재역전할 것으로 관측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 중국의 성장률을 떨어뜨린다는 설명이다.

레이먼드 융 ANZ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노동력 감소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침체나 제로 코로나19 통제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내년과 2024년 성장률이 4%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