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는 ‘위드코로나’를 맞은 중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사망자에 장례와 화장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되며 대혼란을 맞고 있다. 일부 유가족들은 화장 시설을 구할 수 없어 아파트 주차장에서 ‘셀프 화장’을 진행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의 룽화 화장시설은 코로나19 사망자의 급증으로 인해 하루 평균 500구 이상의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 평소와 대비해 5배 많은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장례식 참석자는 기존의 격식있는 장례 의식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쫓기듯 화장을 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 화장장에 자리가 없으면 다른 시신과 함께 공동화장도 해야하는 실정이라 고인과 유족의 존엄성이 박탈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화장 시설 직원은 ”이미 전체 시스템이 마비된 상황“이라며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밝혔다.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관으로 가득찬 시신 안치실과 관을 들고 화장터 앞에 길게 줄을 선 유가족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유가족을 화장 시설을 구하지 못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시신을 화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을 경우 시신을 집에 보관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화장시설을 구하지 못한 유가족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셀프 화장’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돈이 있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부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기 때문이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 그룹의 부총재 출신이자, 공유오피스 사업체인 유코문을 운영했던 마오다칭도 화장 시설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탈어놨다. 그는 위챗 공개 계정을 통해 ”화장과 매장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면서 ”베이징의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는 후안강 칭화대 교수도 최근 장인상을 치르면서 구급차를 부르는 것부터 화장·장례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화장시설을 기다려 차례가 된다고 해도 비용이 문제다. 사망자가 폭주하자 시신 처리 비용이 기하 급수적으로 올라 부르는게 값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평소 같았으면 몇 천위안(수십만 원)이면 가능했던 화장 비용이 3일 이내 처리 시 6만 8,000위안(약 1,250만 원) 당일 처리를 원한다면 8만 8,000위안(약 1620만 원)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는 유족의 증언을 보도했다.

이런 터무니 없는 고가를 치르지 않으려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을 대기해야 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유족을이 이에 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치솟는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래서 아파트 등 ‘셀프 화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주요 도시들의 화장·장례 시설은 포화 상태이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중국 당국이 기존의 ‘제로 코로나’ 조처를 대거 완화한 10개 조치들을 발표함으로써, 준비 없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중국 내 전문가들과 지방 정부가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각 지역의 코로나 확진 상황을 발표하는 상황을 짚어보면, 지난달 7일 이후 3주 만에 중국 각 성과 대도시 인구의 50∼90%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하루 9,000명 정도로 추산되며, 수억 명의 이동이 예상되는 이달 22일 춘절(음력 설)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감염 증가가 예상돼 사망자 수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