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베스트샵, 삼성 세탁기 불량 기사 입간판 세워... “삼성, 유리 깨짐 알고도 모른 척”
- 삼성전자 반발하며 비방전... “LG 자동세척 거짓”
LG전자가 지난해 큰 논란이었던 삼성전자 세탁기 불량 사태와 관련 가전제품 유통회사를 중심으로 저격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불량 사태와 관련한 보도기사를 입간판으로 제작해 LG전자 자체 유통점인 LG 베스트샵 매장에 배치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수 년전부터 네거티브 공세를 펼친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이에 LG와 삼성이 온·오프라인서 날선 비방전을 펼치고 있다.
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 가전 전문 유통회사인 LG 베스트샵은 삼성전자 드럽세탁기 리콜 리콜 사태와 관련한 기사를 입간판으로 만들어 각 매장 입구에 설치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일부 모델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강화유리가 깨지는 피해 사례가 반복되어 리콜한 사례를 관련 보도 자료를 활용해 저격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광고에 활용된 기사는 ‘삼성전자, 펑 터진 드럼세탁기 뒤늦게 리콜’,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유리문 깨짐‘ 현상 이미 알고 있었다’ 등으로 실제 지난해 8월 논란이 불거졌을 때 발행된 기사의 전문을 활용한 저격 마케팅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입간판을 제작하는 것 대신 중형 모니터에 관련 기사를 여러 편 띄어놨다.
LG 베스트샵을 운영하고 있는 하이프라자는 지난해 이런 기사를 이미 그래픽 홍보물로 제작해 각 매장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LG 베스트샵 관계자는 “각 매장에 삼성 세탁기 불량 제품 기사의 홍보물을 뿌렸고 이를 인쇄, 게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가 전부터 LG전자 제품을 두고 비방 마케팅을 벌여온 것에 대한 대응으로 내려온 지침”이라며 “대형 매장에서는 여전히 삼성 세탁기 불량 리콜 관련 여러 기사가 마케팅에 쓰이고 있고, 비교적 작은 매장에서는 게시 후 지난달 쯤부터 슬슬 제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내 가전 판매 시장은 온라인·이커머스·백화점 등 다양한 업체가 뛰어들면서 무한 경쟁이 된 지 오래다. 한정된 가전 수요속에서 밥그릇이 작아지는 판매점들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수십년동안 국내 가전 사장에서 경쟁을 벌여온 LG와 삼성은 서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치열한 비방 마케팅을 펼쳐 왔다”며 “LG는 보도된 기사를 활용한 방식이지만 이전에 삼성의 경우 자체 실험 영상을 통해 LG 제품을 저격하는 경우도 여러 차례있었고, 이런 네거티브 마케팅은 주로 가전제품 판매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년 전 삼성전자는 양사의 의류관리기 누수를 비교하는 자체 실험을 통해 LG전자 제품을 깎아내리는 홍보 영상을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 모니터에 내보였다. 제품 작등 시 LG 전자의 스타일러와 삼성의 에어드레서의 누수량을 비교할 때 LG 전자의 제품이 물이 샐 위험이 더 많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비방에 당시 LG전자는 “제품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삼성전자가 실험한 내용은 일반적인 사용환경아 이나어서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었다.
또 현재도 일부 삼성전자 매장에서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LG전자 건조기에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광고물로 게시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문제가 해결된 사안임에도 여전히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서로를 비방하는 광고물을 활용하는 것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격·비방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마타도어(흑색선전)를 하더라도 경쟁사 이름이나 제품명을 가리는 등 최소한의 격식이 있었는데 점점 마케팅이 노골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해묵은 비방전은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고 시장과 소비자에게 거부감과 피로감을 준다는 지적이 많지만 관행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아름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