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내과 의사 연봉 3억 6천 공고에도 전화 한 통 없어

- 지난해 4월 공보의 전역 후 내과전문의 공석... 1시간 떨어진 진주로 ‘원정진료’
- 공보의 지원도 어려워... 2021년 이후 경남 내과 공보의 배정 '0명'

인구 3만 4,000여 명의 작은 농촌인 경남 산청군에서 내과의사 모집 공고에 최소 3억 6천만 원의 연봉을 보장한다는 공고에도 전화 한 통이 없어 지역 군민과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 출처 : 산청군

산청군은 서울과 수도권 등 대도시와 달리 제대로된 의료시설이 없는 작은 농촌인 탓에 1989년부터 보건의료원을 운영해왔다. 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실 등 의료시설을 갖추고 지역의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입원치료까지 가능하다보니 지역 주민들에게는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내과 공중보건의가 전역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곳을 찾는 환자는 평균 150여명이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당뇨 및 고혈압과 같은 내과진료를 보기 위해 방문하지만 10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내과의사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의료원장과 다른 진료과 공중보건의 8명이 경증이나 일반적인 내과질환 진료를 보고 있지만 중증 당뇨과 같은 전문 진료를 볼 수 없어 내과전문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솔 산청군 보건의료원장은 “경증이나 일반적인 내과질환은 다른 전문의들과 함께 진료볼 수 있다”면서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음에도 내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로하는 진료들이 분명히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가벼운 내과 증상이라도 지역 주민들은 차로 한시간정도 떨어진 진주까지 치료를 받기위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건의료원 측도 환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내과 전문의 모집 공고를 3차례나 냈다. 모집 공고에 따르면 내과전문의 연봉은 최소 3억 6000만 원으로 전국 보건의료원 15곳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이지만, 공고가 올라온 세 달동안 단 한 통의 문의 전화조차 오지 않고 있다.

기존에 운영된 방식이던 내과 공중보건의 배치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국적으로 숫자가 부족가 부족한데다 내과전문의의 경우 군의관에 우선 배치된다. 게다가 경남지역은 2021년부터 공중보건의로 내과전문의를 단 한 명도 배정받지 못했다. 산청군 보건의료원은 기약없는 공중보건의를 기다리기보단 내과의사 모집을 위해 연봉을 더 높여주거나 주거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돈 몇푼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방에 의료인력이 부족한 현실은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의료 쏠림 현상과 내과·응급의학과 등을 전공하는 전공의가 현저히 적어진 ‘필수의료 기피’현상이 겹쳐 나타난 문제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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