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고령층 코로나 사망률, 일상회복 뒤 크게 늘어

- 지난해 하반기 10만 명당 58명... 전년도 같은 기간 29명에 비해 2배 늘어
- “정부, 고령충 치료조처 부족”... 개량백신 접종률 부진도 원인으로 꼽혀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3년간 사망자 통계를 전수조사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난해 만 60세 이상 고령층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앞선 2년보다 도리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주로 입원한 요양병원에서의 코로나19 사망자 역시 1년 사이에 17배 이상 증가해 고령층이 방역정책의 사각지대 속에서 감염병 유행 초기보다도 더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18일 통계청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보면 코로나19는 새 변이가 유입되거나 대유행이 일어날 때마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구 10만 명당 60세 이상 코로나19 사망률은 초기 우한주가 유행하던 제1차 유행(2020년 1~4월)동안 2.0명이었다.

이 숫자는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대에 진입한 제3차 유행(2020년 10월~2021년 1월)때 7.9명까지 늘어난 뒤 델타변이 유행기(2021년 11월~12월)에는 22.8명으로 2년 사이에 11.4배가 뛰었다. 같은 기간 20~50대의 사망률은 5배(0.1명→0.5명) 늘어 고령층에 비해 증가폭이 낮았다.

연령대별 사망률 격차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난해들어 더욱 벌어졌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6%로 델타변이의 0.8%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었지만 전염속도가 빨라 하루 최대 40만 명씩 확진되자 노약자 위주의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질병청 통계에 따르면 오미크론 BA.1.2 변이가 퍼진 제5차 유행기(2022년 1월~6월) 60대 이상 10만 명당 사망률은 137.4명으로 이전의 2년치 사망률(2020년~2021년) 사망률인 44.6명에 비교해 3.1배가 늘었다. 20~50대 사망률은 1.4명에서 3.7명으로 2.6배 늘었다.

고령층 사망률은 지난해 하반기 58.2명으로 꺾였지만, 델타변이 유행기인 전년 같은 기간(28.5명)에 비교해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20~50대가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 사망하는 비율(치명률)이 0%에 수렴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고령층의 치명률은 젊은층만큼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7∼11월 20·30대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은 0%였고, 40·50대에서도 0.10%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만 60살 이상의 치명률은 7월 0.21%에서 11월 0.32%로 오히려 늘었다.

더욱이 연로한 환자가 대다수인 요양병원 등에는 지난 연말까지 특히 많은 사망자가 몰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에 제출한 사망 장소별 코로나19 사망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는 7,613명으로 전년(444명)의 17배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정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방안 외에 감염취약군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다수 방역 조처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비교적 피해가 덜한 장년층 이하의 일상을 제약하는 쪽으로 설계됐다”며 “정작 사망자가 집중되는 고령층을 보호하고 감염 시 치료하기 위한 조처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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